• 아시아투데이 로고
성장률 2%대로 낮춘 한은…정부 ‘소득주도 성장’ 프레임 벗나

성장률 2%대로 낮춘 한은…정부 ‘소득주도 성장’ 프레임 벗나

기사승인 2018. 07. 13.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경제성장률추이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회의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의 한축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이 올해 3% 성장이 어려울 것임을 자인했다.

이에 정부의 부담도 커졌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쇼크가 장기화되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수출마저 위태로워지자, 더이상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강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은은 12일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인 투자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다. 한은은 반도체를 중심으로한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투자 역시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미·중 무역전쟁 현실화에 따라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무역 전쟁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며 “정확히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양국의) 조치가 시행에 옮겨진다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은은 올해 1월과 4월 전망 당시 한국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까지 만해도 이같이 전망한 기관과 연구소들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정부(기획재정부)·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뿐이다. 국제기구의 경우 다소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놓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3%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는 곳은 정부 뿐인 셈이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와 민간연구소인 현대경제연구원·LG경제연구원은 각각 2.9%, 2.8%의 전망치를 내놨다.

이를 감안해 정부도 내주 있을 ‘2018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한은의 경제 전망은 예산과 세제 등 나라 살림의 기반이 되는 것은 물론, 기업의 투자나 가계의 소비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오차를 최소화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사실상 소득주도 성장의 실패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는 만큼 결정에 신중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