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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삼바’ 질문 안된다는 금감원, 왜?

[취재뒷담화] ‘삼바’ 질문 안된다는 금감원, 왜?

기사승인 2018. 07. 1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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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질문 안된다는 금감원, 왜?

13일 오전 금감원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제재 발표에 대해 박권추 금감원 전문심의위원이 언론 백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밝히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금감원은 돌연 백브리핑을 취소했습니다. 자신들의 입을 닫은 것이 아니라 기자들의 입을 막아버린 겁니다.

언론 보도 등에서 ‘백브리핑’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기자회견장에서의 비공식 브리핑(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줄여 부르는 말로 ‘백블’이라고도 합니다. 기자들이 이 것을 공식 브리핑과 구별해 부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견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공식 브리핑 이후 이어지는 백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의 자유로운 질문과 의견 개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백브리핑 취소 이후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와 관련해 결정한 내용을 존중한다고 했습니다. 전날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합작계약 약정사항을 재무제표 주석에 기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감사인 지정 3년, 담당임원 해임권고,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고발 조치 등을 취할 방침입니다. 증선위는 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기준 변경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금감원은 향후 이들 위반사항 자료를 제공하는 등 검찰 조사에 협조하고, 투자주식 임의평가와 관련한 증선위 요구사항을 면밀히 검토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금융위는 이 것을 ‘명령’했다는데 ‘존중’하겠다는 대꾸로 체면을 차린 금감원은 금융위의 재감리 요청 등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헛걸음을 한 기자를 앞에 두고 연신 사과를 하던 금감원 관계자는 “백브리핑을 한다고 하니 기자들이 너무 많이 오지 않습니까?” 하고 부담을 표합니다. 기자의 질문이 오해를 부른다는 금감원, 기자는 필경사가 아닙니다.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 질문을 하는 것이고 금융당국은 거기에 답할 의무가 있습니다. 답변이 시원치 않다면 오해가 되겠지요. 오해를 막고 싶으시면 질문을 막을 것이 아니라 그저 시원하게 답해주시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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