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중국 반체제 인사들에 강온책 구사, 와해 전략인 듯

중국 반체제 인사들에 강온책 구사, 와해 전략인 듯

기사승인 2018. 07. 13. 17:1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친융민은 징역 13년, 류샤는 석방
중국 당국이 최근 대표적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냉온탕 식의 강온책을 번갈아 실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마치 치밀한 계산 하에 이뤄지는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는 점에서 미뤄볼 때 향후 더욱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은 민주화 운동 세력에 대한 고도의 와해 전략의 일환이 아닌가 보인다.

친융민
지인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는 친융민. 최근 13년 형을 선고받고 지리한 옥중 생활을 다시 이어가게 됐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이런 분석은 그동안 1년여 가까운 연금 상태에 있던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57)의 독일 출국은 허용하면서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친융민(秦永敏·65)에게는 무려 13년 형의 중형을 선고한 최근의 행보를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능하다. 반체제 인사들에 관대하다는 인상을 외견적으로 주고자 하는 의지와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혹독한 채찍을 휘두르는 모양이 아무래도 그렇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한마디로 전국의 반체제 그룹들에게 우리 말을 들으면 무사할 것이나 그렇지 않을 경우 확실한 대가가 온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올해 들어서도 끈질진 저항을 이어가는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지능적인 와해 전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류샤가 석방돼 독일에 도착한 다음 날인 11일 친융민에게 국가정권 전복죄로 13년 형을 선고한 것은 아무래도 중국의 이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을 것 같다. 중국 민주화 인사들의 동향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3일 전언에 따르면 친은 또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이번 재판에서 정치권리 박탈 3년의 판결도 함께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5세의 고령이라는 현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는 감형을 받지 않을 경우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세기 70년대 말부터 장시간 중국의 인권활동에 참여한 친융민은 그동안 무려 39차례 체포, 구금되고 23년이나 복역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받은 13년 형까지 더하면 36년을 복역하는 전무후무한 기록까지 남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중국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중국민주당의 공동 창당인으로 전국의 반체제 인사들 사이에서는 대부로 불린다. 반체제 인사들이 많이 소속된 중국인권변호사단이 친융민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당국에 즉각 석방을 요구한 것은 이로 보면 너무나 당연한 반발이 아닌가 보인다. 하지만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구사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이런 요구를 수용할 리는 만무하다고 해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