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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기술실업, 현대판 노예제 부채질…“성매매로 내몰릴 가능성”

동남아 기술실업, 현대판 노예제 부채질…“성매매로 내몰릴 가능성”

기사승인 2018. 07. 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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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bodia
2016년 9월 캄보디아에 있는 한 의류공장 내부 전경. 사진출처=유엔여성기구 공식 플리커 계정(www.flickr.com/people/unwomen)
이른바 ‘기술 실업’이 동남아시아에서 현대판 노예제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영국 위험분석 자문회사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12일(현지시간) ‘인권 전망 2018’ 보고서를 인용해 산업 로봇을 통한 무인화·자동화는 2040년까지 동남아 주요 제조국(캄보디아·베트남·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 노동자의 일자리 56%를 잃게 해 성매매·노동력 착취 등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사는 ‘현대판 노예’를 만들어낸다고 전했다.

기술 실업이란 정보기술(IT) 혁신이 초래한 실업을 말한다. 기술 발달로 자동화와 로봇이 노동력을 대체하면 일자리가 사라진다. 이 속도가 새로 일자리가 생기는 속도보다 빨라 실업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 기술 실업은 하향 나선형 양상을 띤다. 돌돌 비틀린 모양의 소라껍데기처럼 저숙련·저임금 산업 부문으로 감겨 내려가면서 기술실업률이 점점 커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제조업 노동자들이 노동력 착취와 인신매매 등 감금·강제 노동 현장으로 더 내몰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기술 실업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발생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아시아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안전망이 탄탄한 편이다. 개발도상국들은 기술 실업에 대비하고 적응할 시간이 없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호주 인권단체인 워크프리재단(WFF)이 16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세계노예지수’에 따르면 인신매매·강제노동 등에 시달리는 ‘현대판 노예’는 4580만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3분의 2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다. 

특히 동남아 여성 노동자 상황이 심각하다. 기술 실업은 여성 인력이 집중된 산업 부문 타격이 크다.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있는 의류·섬유 및 신발 공장 노동자 10명 중 7명꼴(76%)이 여성이다. 이 부문에서만 로봇 자동화로 전체 노동자 가운데 85%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실업자 예상 집계치는 캄보디아 약 60만명, 베트남 약 260만명 등이다.

기술 실업으로 내몰린 여성들은 극심한 빈곤 속에서 성매매 등 최하위 노동환경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알렉산드라 채널 인권 부문 총괄책임자는 “자동화로 저임금·저숙련 노동 수요가 줄어들면 동남아 여성들은 사회보장 완충지대가 없어 상업적인 성 착취를 강요당하는 등 더 악조건인 노동환경에 놓이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각 정부가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기계와 공존하고 적응하도록 교육을 실시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를 내놔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노동자들의 인권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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