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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주 52시간 근무제 고민 많은 은행권

[취재뒷담화] 주 52시간 근무제 고민 많은 은행권

기사승인 2018. 07.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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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증명
“은행들 역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선 고민이 많습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조기 도입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달부터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습니다. 은행권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1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죠. 앞서 은행들은 정부 요청에 따라 이르면 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시책을 누구보다 솔선수범하기로 한 은행권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지지부진합니다. 오히려 제도 도입을 두고 사측과 노조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노조는 이달부터 시중은행들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펴왔습니다. 노사 양측은 그간 25차례에 이르는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는데요. 세 차례에 걸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에서도 은행과 노조 측은 절충안을 마련하지 못했죠.

사측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은 기본적으로 공감하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노조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일부 직군에 대한 처우 때문입니다. 은행들은 인사·예산 관련 분야, 안전관리실, 정보기술(IT) 등 일부 직종은 예외 직군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일반 직원과 달리 주 52시간 근무제를 당장 도입하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죠.

실제로 사측이 예외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서들은 은행 개점 시간과 마감 시간에 딱 맞춰 일을 하긴 어려운 부서입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채용 시즌에 일이 몰리는 인사부의 경우에는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IT 분야 역시 출퇴근 시간에 맞춰서 근무하기 쉽지 않은 직종”이라고 설명합니다. 무턱대고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겁니다.

그럼에도 양측의 의견 불일치로 결국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다음달 7일 총파업을 놓고 조합원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찬판투표가 가결될 경우 2016년 9월 이후 2년 만에 총파업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겁니다.

총파업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은행의 주52시간 근무제는 내년 7월부터는 법적으로 반드시 도입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어떤 제도든 새로 도입할 때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사측과 노조가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아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이 고객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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