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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SK·GS의 미래 주유소 가보니…‘공유경제’ 확산 실천

[르포] SK·GS의 미래 주유소 가보니…‘공유경제’ 확산 실천

기사승인 2018. 07. 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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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 김영민 대표와 직원들 (2)
스타트업 ‘줌마’ 김영민 대표(오른쪽)와 직원. / 제공 = SK이노베이션
자동차 주유구를 열어 기름을 넣고, 차에 묻은 먼지나 흙을 씻는 곳. 우리에게 친숙한 주유소의 풍경이다. 하지만 SK와 GS의 주유소는 달랐다. 사무실 한켠에 택배 박스들이 여러개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홈픽 기사입니다. 주문하신 택배 가지러 왔습니다.”

16일 서울 강남구 한 커피숍에서 열린 택배 픽업 전문 서비스 ‘홈픽’ 설명회가 한창일 때 ‘줌마’의 피커(picker)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참석자들이 카카오톡·네이버·CJ대한통운·SKT NUGU 등과 연동된 택배 픽업 서비스를 신청하자 피커가 찾아와 물품을 집화 장소인 인근 주유소로 가져갔다.

홈픽은 지난달 GS칼텍스와 SK에너지가 주유소 네트워크 및 보유 자산을 결합해 선보인 서비스다. 이를 위해 양사는 개인 고객 중심의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스타트업 줌마와 협업하기로 했다. 줌마는 일정액의 사용료를 내고 주유소를 택배 집화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유소 입장에서는 유휴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물류 집화 인프라 거점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전국 곳곳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고객이 픽업 서비스를 신청하면 1시간 이내 또는 지정 시간에 물품을 가져가 거점 주유소에 집화하고, 택배사가 수신 고객에 전달한다. 고객이 직접 우체국이나 편의점을 찾아 접수하거나 언제 올지 모르는 택배 기사를 기다려야 하는 기존 시스템을 보완한 것이다.

특히 기존 개인 간(C2C) 택배 거래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불편해하던 현금 위주 결제 방식·택배 비용 투명성·이용방법·픽업 시간 등을 개선했다. 눈대중으로 무게를 측정해 가격을 책정하던 방식에서 부피나 무게에 상관없이 단일 가격 5500원에 운영해 가격의 투명성 또한 확보했다. 현재는 서비스 오픈 특별가로 3990원에 제공하고 있다.

김영민 줌마 대표는 “홈픽 서비스를 통해 현재는 개별 주유소에 60개 정도의 물량을 받고 있다”면서 “3년 차에는 전국 주유소에 연간 6000만개의 물품을 집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3년차에 매출액을 33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1일 서울 지역 SK주유소와 GS주유소에 ‘홈픽’ 사무실을 오픈한 데 이어 이달 2일에는 경기·인천 지역까지 확대했다. 오는 8월15일에는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서비스 할 예정이며, 향후 도착시간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기사 실시간 위치 확인 서비스 등을 추가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이번 주유소 자산 협력 외에 양사가 보유한 자산 모두를 대상으로 신규 비즈니스 모델도 검토한다. 홈픽 서비스와 더불어 전국 주유소 기반의 주유소 물류 허브화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양사는 △스타트업과의 상생 생태계 조성 △주유소 공간의 새로운 활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 확산을 목표로 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공유 인프라는 파일럿 테스트를 넘어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방향성에 발맞춘 SK에너지의 주유소 공유 사업 또한 올해 구체적인 틀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는 공유경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공유인프라 개념을 정립해 왔다. 지난 2015년에는 국내 대표 차량 공유업체 ‘쏘카’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미국내 1위 개인 간 차량 공유 업체인 ‘투로’의 지분을 매입했으며, 최근에는 동남아 1위 차량 공유업체 ‘그랩’이 실시한 2조원 규모의 펀딩에도 참여했다

올해 1월에는 합작법인 ‘쏘카 말레이시아’를 출범했다. ‘쏘카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에 240여 대 차량과 100여 개의 쏘카 존을 보유하는 등 현지 최대규모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형 카 셰어링의 첫 글로벌 진출이다. 28%의 지분을 갖고 있는 ㈜SK로서는 투자를 통해 글로벌 공유경제 시장에 발을 디딘 셈이다.

이와 더불어 8월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주유소 공유 ‘홈픽’ 서비스 또한 SK의 공유 인프라 실천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희 SK에너지 네트워크 사업개발 팀장은 “공유인프라를 통해 관계사 뿐 아니라 경쟁사·공공기관·스타트업·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회 비효율 개선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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