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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ICE CREAM 전쟁

[칼럼] ICE CREAM 전쟁

기사승인 2018. 07. 1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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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
오일선 소장 증명사진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
지금은 한 가지만 잘해서는 크게 성공할 수 없는 시대다. 인재뿐만 아니라 산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산업도 이제는 융합이 대세다. 시대가 흐를수록 업종 간 경계선은 점점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전자, 자동차, 화학 업종이라고 해서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고 하면 시간이 지나면 도태되고 만다. 기업에서 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목이 되고 있다.

타임(TIME)은 융합 산업의 대표적이다. TIME은 Telecommunication(통신), 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 Media(미디어), Entertainment(엔터테인먼트)가 독립된 산업이 아닌 하나의 산업 생태계처럼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도 알고 보면 TIME 산업의 한 단면이다. 스마트폰 안에서 신문과 방송을 접하고, 음악과 영화, 게임을 하고, 연락 등을 주고받는다. 시간이 갈수록 통신이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정보기술 관련 회사들이 하나로 뭉쳐지는 현상은 더 강력하게 표출될 것이다.

미국에서 최근 타임워너와 AT&T의 합병은 TIME 산업의 진수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AT&T는 미국의 2대 통신 회사다. 타임워너는 할리우드 최대 영화사 워너 브러더스를 비롯해 케이블 TV 채널 HBO, 뉴스 전문 채널 CNN, 만화 전문 방송 Cartoon Network, 엔터테인먼트 케이블 텔레비젼 TBS 등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말 그대로 통신과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을 하나로 결합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나라에서도 TIME 산업을 주도하는 공룡회사들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포털 업체가 TIME 산업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포털 업체는 미디어나 영화, 엔터테인먼트 회사 등을 갖고 있지 않은 유통 채널 강자일 뿐이다. 외부에서 콘텐츠를 제공받지 못하면 상황은 언제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향후 언어의 장벽이 지금보다 더 낮아지면 포털 회사들이 누리는 파워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TIME보다 더 주목 받는 것은 ‘아이스(ICE)’ 산업이다. ICE는 Information(정보)와 Intelligence(지능), Car(자동차)와 Chemical(화학), Electronics(전자)와 Environment(환경)을 각각 의미한다. 정보통신과 인공지능, 자동차와 화학, 전자와 환경 산업이 하나의 산업군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얘기다. ICE 산업의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자주 들어온 ‘미래형 자동차’다. 미래형 자동차는 단순히 자동차 산업만 의미하지 않는다. 지금의 업종 구분으로 따지면 전자와 자동차, 화학, 정보기술 등이 결합해야 하는 융합 산업의 결정체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라고 해서 ICE 산업의 주도권이 지금의 자동차 회사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전자와 정보기술 분야를 주도해야 ICE 산업을 선봉에서 이끌어 갈 수 있다. 지금은 전자와 자동차가 대등한 분야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자동차는 전자에 종속되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흐름 때문에 향후 10년 내에 자동차 회사에서 전자와 정보기술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인수하려는 시도들은 두드러지게 나타날 공산이 크다. 지금도 이런 현상은 서서히 표출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자 회사에서 하청이나 받는 회사로 전락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에서다. 반대로 전자 회사에서는 자동차 관련 업체들을 야금야금 포섭하려는 행위가 더 늘어날 것이다. 지금은 마치 꼬리부터 그림을 그리고 있어 전자 관련 회사들은 야욕의 발톱을 숨길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떤 동물을 그리려고 했는지에 대한 빅 픽쳐(Big Picture)의 본색이 서서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물론 그 시간은 지금으로 계산해도 빨라도 10년 이상이다. 시간이 지나면 왜 자동차 회사에서 전자와 IT회사들을 인수하려 들고 반대로 전자 회사에서 자동차 관련 회사들을 사들였는지에 대한 명확한 의도가 드러날 것이다.

그렇다면 ICE 산업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림(CREAM)’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 CREAM은 Creativity(제품의 독창성), Revolution(기술적 혁명), Exciting(소비자 흥미유발), Ace(핵심인재 육성), Mega-market(글로벌 시장)을 각각 뜻한다. ICE 산업이 성장하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독창성과 기술적 혁신을 갖고 있어야 하고, 전세계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앞서와 같은 일들은 결국 핵심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고 육성하는 문화와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바야흐로 지금은 아이스(ICE) 크림(CREAM) 전쟁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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