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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와 베이징, 칭화대 졸업생들은 케미가 맞아

돼지와 베이징, 칭화대 졸업생들은 케미가 맞아

기사승인 2018. 07. 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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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업과 도축업, 장사에 적극 뛰어들어
중국인들은 회족(回族) 같은 일부 소수민족을 제외하고는 돼지고기를 쇠고기보다 훨씬 더 좋아한다.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해마다 돼지고기 값이 물가지수 측정에 필요한 주요 품목에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돼지고기는 좋아하면서도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별로 좋다고 하기 어렵다. 이들을 일괄해 두푸(屠夫), 다시 말해 백정으로까지 부르는 등 무시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이런 편견도 깨지고 있지 않나 싶다. 돼지 도축, 양돈 회사 등에 베이징, 칭화(淸華)대학 같은 이른바 명문대를 졸업한 청년들이 취직, 만족스럽게 일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심지어 취업난을 우려하는 일부 학생들은 일부러 남들이 노리지 않는 이들 회사를 집중 공략하는 케이스도 없지 않다.

베이징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17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추세에 업체들 역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연봉 최대 40만 위안(元·6800만 원)이라는 파격적 조건을 내걸고 명문대를 졸업하는 S급 인재들의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중앙민족대학의 장룽쩌(姜龍澤) 교수는 “베이징 소재 대학을 졸업하는 인재들의 초임 연봉은 평균 5∼6만 위안에 불과하다. 뛰어난 인재가 초글로벌 회사에 아무리 좋은 조건으로 가더라도 10만 위안 전후가 고작이다. 이런 현실에서 40만 위안은 엄청난 연봉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업체들이 베이징, 칭화,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학 등의 명문대를 아예 적시하고 인재를 뽑으려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라면서 “이제 돼지고기 관련 업계 취업은 중국 대졸생들의 블루오션”이라고 덧붙였다.

돼지고기
베이징, 칭화대학 등 명문대 졸업생들도 돼지고기 업계에 종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는 천성 이하오식품회사의 회장(왼쪽)과 그의 유력 조력자인 루부쉬안. S급 인재들을 엄청난 연봉으로 스카우트하기도 한다./제공=이하식품회사 홈페이지.
명문대 졸업생들이 관련 분야의 창업에 성공,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도 편견이 깨지는 현실을 잘 말해주지 않나 보인다. 돼지왕자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광둥(廣東)성 이하오(壹號)식품회사의 천성(陳生·57) 회장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대학 경제학과와 칭화대학 EMBA 과정을 졸업한 수재이면서도 전국에 1000여 개 가까운 돼지고기 매장을 운영하는 업계의 기린아로 통한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한다. 또 베이징대학 중문과를 나와 일찌감치 업계에 투신, 정육점을 운영하다 현재는 선배인 천 회장을 돕고 있는 루부쉬안(陸步軒·52)까지 더하면 중국의 명문대 졸업생들과 돼지고기는 케미가 맞는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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