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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노회찬 측에 불법 정치자금 건넨 ‘드루킹’ 최측근 변호사 구속영장 청구 (종합)

특검, 노회찬 측에 불법 정치자금 건넨 ‘드루킹’ 최측근 변호사 구속영장 청구 (종합)

기사승인 2018. 07. 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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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모, 댓글 조작 ‘암호 파일’에 대공 요원 사용하는 ‘트루크리트’ 활용
최득신 특검보 “28TB 분량, A4용지 기준 2800KM·롯데월드타워 5000개 세워”
긴급체포된 드루킹 최측근 변호사 소환
드루킹’ 김모씨 일당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도모 변호사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연합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측에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의 최측근 인사인 도모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공식 수사개시 22일 만인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위조 등 혐의로 도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도 변호사의 영장실질심사는 19일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도 변호사는 지난 2016년 드루킹과 공모해 노 의원과 경공모 회원의 만남을 주선해주고 불법 정치자금 수천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도 변호사는 정치자금을 건넨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위조된 정보를 제출해 무혐의를 받아내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도 변호사가 댓글 조작을 주도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서 ‘아보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면서, 댓글 조작에도 깊숙이 관여했고, 드루킹 등 일당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도 법률 조언을 해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상융 특별검사보는 “관련자 진술과 경공모 자금 흐름을 분석해보니 도 변호사가 경공모 자금을 노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가 인정됐다”며 “노 의원 등을 조사해봐야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드루킹은 지난해 12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도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고, 지난 3월 백원우 민정비서관과 도 변호사와 면담을 가지기도 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팀이 수사 개시 이후 처음으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댓글 조작이 아닌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된 만큼, 도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할 경우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자칫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특검팀은 드루킹 등 일당이 댓글을 조작한 뒤 암호를 설정해 놓은 파일을 해독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암호 파일 등에 이번 사건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실마리 될 유의미한 증거들이 담겨 있다고 보고 있다.

댓글 조작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최득신 특검보는 “지금까지 확보한 디지털 증거들이 200여점 되는데, 암호가 걸린 증거물들이 30~35%있다고 보면 된다”며 “진행된 수사에서 상당부분 유의미한 자료가 나왔다”고 말했다.

드루킹 등 일당은 간첩 등 대공 요원들이 사용하는 ‘트루크리트’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댓글 조작파일에 암호를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루크리트는 다양한 알고리즘 여러 개가 복합된 암호 프로그램으로 파일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도록 은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검팀은 전문가를 동원해 사건 정보의 여러 키워드를 분류해서 패턴을 파악한 뒤 비밀번호를 대입하는 방식으로 암호를 풀고 있다. 최 특검보는 “특검팀이 보유한 분석 장비 한 대 기준으로 알파벳 소문자 기준 4자리 암호는 3분, 8자리는 3년이 걸린다”며 “알파벳 대소문자와 특수문자 복합으로 이뤄진 4자리 암호는 8시간, 8자리는 12만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확보한 디지털 증거는 28TB(테라바이트) 분량으로 A4용지로 내용을 출력해서 쌓으면 2800㎞, 롯데월드타워(123층) 5000개를 세울 수 있다”며 “경공모에서 사용한 특정 문자 등을 조합해서 사건과 관련해 유의미한 증거를 뽑아내고 있다. 어제는 16자리 암호도 풀어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이 댓글 조작파일에 암호를 설정한 경공모 회원들을 소환해 협조를 요청했으나, 비밀번호를 기억해 낸 파일은 별다른 내용이 없었고, 의미 있는 파일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팀은 느릅나무 출판사(산채)와 컨테이너 창고에서 확보한 유심칩의 가입자 정보를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댓글 조작에 관여한 관련자 130여명을 특정했다.

유심칩을 활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IT 기기를 휴대전화에 연결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테더링(tethering) 기능을 사용, 미개통된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댓글 조작 반복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작동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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