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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꿈틀대는 ‘여의도’…불편한 서울시

집값 꿈틀대는 ‘여의도’…불편한 서울시

기사승인 2018. 07. 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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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내달 지구단위계획 발표 앞두고
1주일새 주요 단지들 호가 1억~2억원 치솟아
市 급등조짐 보이면 발표시기 늦출 수도 있어
여의도아파트최근호가
“삼부 40평(135㎡) 매매 17억원. 공작 38평(125㎡) 16억9000만원. 광장 34평(102㎡) 매매 14억5000만원입니다.다음달 지구단위 계획이 발표되면 2억~4억원씩 더 오를 예정이니 지금 사시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서울 여의도 일대 아파트 값이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 개발 계획 발표 후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의도 일대 아파트 매물은 1주일 새 호가가 1억원에서 많게는 2억원 이상 치솟고 있다.

삼부아파트 전용 135㎡의 경우 올해 1월 14억4000만~15억원 사이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최근 호가가 2억5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광장아파트 전용 102㎡는 1월 12억5000만원대에 팔렸지만, 현재 14억5000만원으로 2억원 올랐다.

집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집주인들이 팔려고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것은 물론, 이 지역 일부 부동산은 그나마 남아 있는 소수 물량의 호가를 크게 높이며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집값 상승 조짐은 박 시장이 지난 주 싱가포르 출장길에서 여의도 일대를 금융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종합적으로 재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후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A공인 관계자는 “일단 안 판다는 집주인이 많아졌다”면서 “언론에서 8월에 발표한다고 하니, 확실한 서울시 발표가 난다면 가격이 또 치솟을 게 뻔하다”고 귀뜀했다.

서울시는 이런 시장 움직임에 불편한 눈치다.

여의도를 국제금융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은 당초 ‘2030서울플랜’에 포함됐던 사안이고, 올해 관련 계획을 발표한다는 것 역시 계획됐던 사안이다. 그런데 박 시장의 말 한 마디로 벌써부터 시장이 술렁이고 있으니 본 계획 발표 후폭풍은 어떨까 하는 우려다.

서울시는 일단 여의도 집값 급등 조짐이 있다면 발표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마냥 늦추기도 어려워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역시 집값 문제가 제일 불편한 부분”이라면서도 “부동산(집값)은 별도의 정무적 판단을 할 부분이고, 일단 계획을 잘 수립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과열을 잡는데 주력하는 정부와의 입장 조율, 주민 설득 문제 등도 해결해야할 숙제로 꼽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고강도 수요억제책으로 집값을 조금이나마 겨우 잡아놨는데, 여의도·용산 등 개발로 시장을 흔드는 것은 엇박자로 비칠 수 있다”면서 “박원순 시장이 여당 소속이니 정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사업 속도를 늦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 계획대로 여의도를 국제금융 중심지로 만드려면 기존 아파트 부지를 종상향하고, 35층 층고제한을 풀어주는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특혜 논란이 생길 수 있어 기부채납을 일정부분 요구할 것”이라면서 “서울시가 이 문제를 주민들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등도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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