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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장수의 비결은?

[취재뒷담화]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장수의 비결은?

기사승인 2018. 07.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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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중모 기자 증명사진
금융회사 출신이 아니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보험사를 자산 규모 110조원대로 성장시킨 최고경영자(CEO)가 있습니다.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얘깁니다. 4연임에 성공하며 8년째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 한화그룹으로부터 인정을 받았음에도 만족하지 않고 여전히 ‘금융전문 CEO’를 꿈꾸고 있습니다. 차 부회장의 장수(長壽) 비결입니다.

차 부회장은 2002년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 실무자(전무)로 참여하며 금융회사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2009년 대한생명 영업총괄 부사장을, 2011년부터는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회사 경영을 시작했죠. 차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64조원 수준이던 총 자산은 올해 3월 말 현재 110조4800억원으로 70% 이상 급증했습니다. 수입보험료 역시 2011년 말 6조원대에서 지난해 말 9조6000억원에하면서 1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차 부회장은 원래 금융회사 출신이 아닙니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차 부회장은 한화그룹· 한화기계·한화정보통신·여천NCC 등을 거친 ‘한화맨’으로 금융과는 큰 연관이 없는 경력을 쌓았죠. 차남규호(號) 한화생명의 성장세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차 부회장 취임 당시 회사 직원들조차도 금융사 경험이 없는 CEO를 ‘낙하산’ 경영자로 보면서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품었다고 합니다. 기계와 화학산업과는 완전히 다른 보험산업에 대해 차 부회장이 적응하는데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으로 본 것이죠.

하지만 차 부회장은 대표가 된 이후 책상 위 페이퍼워크보다 지방영업점·현장 직원을 만나는 소통 행보를 통해 조직 장악력을 끌어올렸습니다. 본사 직원들이 대표이사 보고용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것입니다. 한화생명 한 직원은 “취임 이후 1년이 지나자 금융회사 경력이 없다고 차 부회장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 방침과 소통은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한편 CEO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한 것이죠.

8년째 한화생명을 이끌고 있는 차 부회장은 ‘장수 CEO’라는 세간의 별칭보다 금융전문 CEO라는 평가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사실 두 가지 별칭 모두 틀린 말이 아니지만 차 부회장이 ‘금융전문’에 애착을 갖는다는 것은 앞으로도 고위직 장기근속에 의미를 두지 않고 회사의 발전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자신감의 방증이 아닐까요? 차 부회장의 ‘자강불식’은 경영인으로 장수하는 비결이 됐을 뿐더러 한화생명의 성장도 이끌어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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