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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렌탈사업 재도전하는 웅진, 5년만에 코웨이 다시 품을까

[마켓파워]렌탈사업 재도전하는 웅진, 5년만에 코웨이 다시 품을까

기사승인 2018. 07.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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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하면 ‘코웨이’라는 말이 따라 나올 정도로 웅진에게 코웨이는 상징적인 기업이다. 5년 전 법정관리와 재무구조 악화로 핵심 계열사를 매각해야 했던 기억은 아직도 웅진 관계자들에겐 가슴 아픈 기억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앞서 윤형덕 대표이사(12.51%)와 윤새봄 전무(12.48%) 등 두 아들들에게 지분을 넘겨주며 ‘2세 경영’을 본격화했지만 여전히 윤 회장이 사업에서 존재감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특히 윤 회장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대표이사를 맡아 제품 설계부터 관리서비스 개발까지 직접 참여해 사업을 안착시켰던 만큼 애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룹 정상화를 거친 웅진은 코웨이 재인수 의지가 강하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는 코웨이 인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7개월이 지난 최근에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덩치가 커진 코웨이를 인수하기에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고, 코웨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의 협의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윤 회장이 코웨이 인수에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고,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이면 최종 인수에 무리가 없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웅진은 지난 18일 조회공시를 통해 “자문사를 선정해 코웨이 지분인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중에 있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인수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웅진은 2013년 코웨이와 결별한 후 2014년 2월 회생절차를 종결했지만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2014년 이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감소하기 시작했고, 2016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절반으로 쪼그라들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겨우 흑자전환하는 듯했지만 올 1분기 들어 다시 10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반면 코웨이는 최근 5년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6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줄어들었지만 꾸준히 2000억~30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도 전년 대비 26.2% 증가한 95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6% 증가한 1313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에 빠진 윤 회장 입장에선 코웨이 인수가 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방판 신화’로 유명한 윤 회장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렌탈사업에서 다시금 기회를 찾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웅진은 2013년 MBK에 코웨이를 매각할 당시 ‘정수기 판매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5년 겸업금지가 풀린 직후인 올해 2월 렌탈사업을 재개하기도 했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고히 갖춘 코웨이까지 다시 품에 앉게 되면 그간의 노하우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웅진 관계자는 “코웨이 인수를 추진중이지만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된 것은 없다”며 “렌탈사업은 원래 그룹에서 하던 일이었고 잘하는 일로 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웅진의 빠듯한 자금력이다. 현재 MBK가 보유중인 코웨이의 지분 26.8%의 가치는 1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추가되면 인수금액은 2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웅진의 올해 1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2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0억 원, 매각예정자산은 2740억원이다. 코웨이의 주가도 인수를 늦추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된다. 코웨이 주가는 18일 종가기준 9만400원으로 연초대비 7.5% 감소했으며 코웨이의 주가수익비율(PER)는 20.89로, 업종 PER인 25.81보다도 낮다. 이에 MBK입장에서는 굳이 서둘러 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주가가 상승시 시가총액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회장의 의지가 바뀌지 않는 한 인수에는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웅진은 코웨이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맘만 먹으면 충분히 인수할 수 있다”며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더라도 FI를 끌어모으는 등의 방법이 있기 때문에 결국 의지의 문제”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코웨이 입장에서는 과거로 회기하는 꼴이 될 것”이라며 “웅진의 자금조달 역할을 해왔던 코웨이가 14%였던 영업이익률을 현재 20%까지 끌어올렸지만 그룹에 흡수되면 다시 부진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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