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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우리은행 채용비리 딛고 실적 상승세 가속화

하나금융·우리은행 채용비리 딛고 실적 상승세 가속화

기사승인 2018. 07.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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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들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는 실적이다. 조직문화나 브랜드가치 같은 비정형 지표도 중요하지만 이런 지표는 수치로 설명하기 어렵다. 결국 CEO의 경영역량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표는 수치화된 실적이다. 더구나 CEO임기 초반이라면 더욱 실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행장 손태승)과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이 CEO 임기 초반인 올 상반기에 큰 폭의 실적 향상을 이뤄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모두 지난해 채용비리 사건이 터져나오며 손 행장과 김 회장 모두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그렇기에 두 CEO 모두 이번 상반기 실적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은 지난 20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이 1조3059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늘어난 수치다. 당초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1조14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이 예상치를 15% 이상 웃돌며 2년 연속 상반기 순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취임 첫 해인 손 행장이 추진해온 글로벌 부문과 자산관리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07년(1조3360억원) 이후 11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또 2016년 연간 순이익이었던 1조2613억원보다 많은 수익을 6개월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분기별로는 1분기 5897억원, 2분기 71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올 상반기 1.99%를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늘어난 2조7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중심 대출이 늘고 핵심 예금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 줄어든 5815억원이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일회성 요인(대출채권평가이익 2020억원)으로 인해 비이자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건전성도 강화됐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1%로 전분기보다 0.28%포인트 떨어졌다. 연체율(0.33%)도 전분기에 비해 0.04%포인트 하락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호실적이 현재 진행 중인 지주사 전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지주사 전환 이후에는 수익기반 다변화 등을 통해 성장 기반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올 상반기 큰 폭의 실적향상을 이뤄내며 3연임에 성 김정태 회장의 경영수완이 돋보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20일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6353억원,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30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2728억원) 늘어난 수치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반기 경상이익 기준으로는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그룹의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모두 반기·분기 기준으로 지주 설립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자이익(2조7420억원)과 수수료이익(1조2031억원)을 합한 그룹의 상반기 누적 핵심이익은 3조945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5156억원) 증가했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의 시너지 효과로 투자은행(IB) 관련 인수주선·자문 수수료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150.5%(492억원) 증가했다.

반면 대손충당금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그룹의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은 12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5%(3807억원) 감소했다. 2분기 말 누적 대손비용률(대손비용/총여신 평잔)은 0.13%로 지주 설립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도 소폭 개선됐다. 하나금융그룹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6월 말 현재 0.71%로 전분기보다 0.05%포인트 떨어졌고, 연체율은 0.40%로 전분기 말보다 0.02%포인트 개선됐다.

또 이날 하나금융그룹은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주당 4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부터 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력이 강해지는 가운데 실적 향상을 이뤄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리스크 관리와 수익원 다변화 역량을 강화한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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