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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스 함무라비’ 이엘리야 “배우로서 이제 걸음마…잘해내고 싶어요”

[인터뷰] ‘미스 함무라비’ 이엘리야 “배우로서 이제 걸음마…잘해내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8. 07.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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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에서 이도연을 연기한 배우 이엘리야 인터뷰
이엘리야 /사진=스타쉽 by 킹콩

 지난 16일 종영된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이상주의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초엘리트 판사 임바른(김명수),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부장 판사 한세상(성동일), 달라도 너무 다른 세 명의 재판부가 펼치는 법정 드라마였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따뜻함을 전한 웰메이드 드라마였던 만큼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 회는 5.3%(닐슨코리아·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작품만큼 호평을 받았던 배우도 있다. 팔색조 매력을 가진 이엘리야가 그 주인공이다.


이엘리야가 연기한 이도연은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4부 속기 실무관이다. 깔끔한 오피스룩에 한 치에 오차도 없는 일 처리, 베일에 싸인 것 같지만 속은 따뜻한 인물이었다. 계약직으로 법원에서 근무했지만 그 만큼 당당했고, 법원 일이 끝나면 글을 쓰는 작가로 변신해 반전을 주기도 했다.


"도연이가 대사도 많고 전문용어도 많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을 했어요. 도연이는 이미 일을 해왔던 인물이기 때문에 그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죠. 도연이에겐 오히려 열심히 일하는 게 일상이니까, 그 인물의 일상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군더더기가 없는 인물이에요. 감정을 전달하는 것보다 말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인물이 가진 명확함에 집중했어요. 후반부에 멜로가 나왔는데, 그것도 담백하게 보일 수 있도록 연기했어요. 무엇보다 류덕환(정보왕 역) 씨가 너무 잘 살려줘서 고마웠죠."


도연이는 회식을 하다가도 '밤에 하는 일이 있다'라며 자리를 뜨곤 했다. 도연이의 이 말은 누구도 그녀를 붙잡게 하지 못했고, 헛소문이 만들어져 도연이를 괴롭히기도 했다. 사실 도연이가 밤에 하는 일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극중 인물들뿐만 아니라 은연중에 도연이를 오해하고 있던 시청자마저 미안한 마음을 들게 하는 대목이었다.



"오해를 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 생각하게 했죠. 사실 그건 도연이의 표현 방법이에요. 만약 개인적인 일이라고 했으면 그게 무슨 일이냐며 물고 늘어졌겠죠. 그리고 사실 글 쓰는 것도 밤에 하는 일이 맞지 않나요? 새벽 감성이 있어야 하잖아요(웃음). '여자가 밤에 하는 일은 왜 그런 오해를 받을까'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부분이었고, 왜 오해를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마도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표현했던 것 같아요."


이엘리야는 개인적으로 8회에 등장한 이영수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극중 대기업 신입사원으로 일하던 이영수는 직장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기도를 했다. 그러나 더욱 깊게 파헤쳐보니 비단 성격의 문제, 직장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었고 이영수가 살아온 가정환경, 부모의 영향이 깊은 상처로 남았다는 에피소드였다.


"어떤 공동체나 타인과의 갈등이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한,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요. 가끔 나답게 살고 싶지만 가정이나 공동체로 인해 그 모습을 묵과할 때가 많잖아요. 저도 서툴고, 공감 받지 못할 때도 있지만 가혹하지 않게, 남들이 봤을 때 부족하더라도 내가 책임질 수 있도록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스 함무라비'는 유독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공감도 됐지만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꾸준히 작품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더욱 사랑을 받고 있는 이엘리야는 "이제 겨우 배우로서 걸음마를 떼고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바로 전작인 OCN '작은 신의 아이들'을 촬영하면서 '미스 함무라비'도 병행했어야 했기에 정신없이 달려왔을 법도 한데 이엘리야에겐 기쁨의 미소가 가득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맡은 인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해왔어요. '미스 함무라비'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래도 아직 저는 똑같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잘 해내는 배우이고 싶어요.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기도 해요. 그 말을 들으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아요. 그런 의미로 '미스 함무라비'도 대중들의 기억에 오래 남았으면 해요. 따뜻한 등불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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