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말레이시아 92세 마하티르 총리, 투표 연령 하향으로 ‘청년의 힘’ 키우나

말레이시아 92세 마하티르 총리, 투표 연령 하향으로 ‘청년의 힘’ 키우나

기사승인 2018. 07. 23. 13:4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DdTwvFJVAAIZsOn
사진출처=/사이드 사디크 장관 트위터
말레이시아에서 청년층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 입어 당선된 92세의 노장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가 선거 연령을 현행 21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가 2023년으로 예정된 다음 선거 전까지 투표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매우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25세의 젊은 장관인 사이드 사디크 사이드 압둘 라만 말레이시아 청년체육부 장관이 밝혔다.

이제 출범 2개월차인 마하티르 내각은 법무부에 선거 연령 하향을 위해 어떤 법안의 개정이 필요한지 검토를 요청했다고 사디크 장관은 밝혔다.

선거 연령을 현행 21세에서 18세로 낮추게 되면 약 370만 명의 유권자가 추가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5월 치러진 총선의 유권자보다 약 25% 늘어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 21-39세 유권자들은 전체 유권자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60세 이상 유권자의 두 배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내각 최연소 장관인 사디크 장관은 “이것은 청년 유권자 집단이 점점 더 커지고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따라서 이들은 더이상 말레이시아의 정치 현장에서 더이상 소외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총선에서 말레이시아 독립 후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 교체가 일어나게 된 배경에는 높은 청년실업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 총선을 통해 권좌에서 밀려난 나집 라작 전 총리는 26세 이하 청년들에 대해 소득세를 면제해주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며 청년층의 마음을 잡기 위한 최후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실패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15세에서 24세 사이의 말레이시아 젊은이들의 실업률은 지난해 10.8%를 기록했으며, 이는 말레이시아 전체 연령 실업률 3.3%에 비해 무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2011년부터 대졸 실업자 비율이 치솟고 있음을 중앙은행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디크 장관은 “청년층이 주목하는 두 가지 핵심 이슈가 있다”면서 “하나는 먹고 사는 비용에 관한 것이다. 생계비·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주거비용·양질의 취업 기회·삶의 질과 같은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두번째는 국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그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이라면서 “권력은 국민들에게 돌아가야만 한다. 이는 더 많은 민주적 공간들을 개방하고, 젊은 사람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여론조사기관 메르데카 센터의 이브라힘 수피안 이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총선에서 약 75%의 젊은 유권자들이 마하티르가 이끈 야당을 지지했다. 메르데카 센터는 청년층 투표율을 약 81%로 추산했다. 특히 쿠알라룸프르와 셀랑고르 등 도시 지역에서는 청년층의 투표율이 장년층이나 노년층에 비해 훨씬 높았다.

사디크 장관은 “젊은 유권자들이야 말로 지난 선거에서 진정한 ‘킹메이커’ 역할을 했다. 그들이 우리가 정권을 잡도록 해준 주역”이라면서 “그러나 또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청년 유권자들은 우리가 잡은 정권을 다시 가져갈 수도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어느 특정 정당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디크 장관은 투표 연령을 낮추는 것이 ‘젊은이들의 유리 천장’을 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향후 청년들이 정치 단체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하게끔 하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