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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과 ‘진짜 거래’할 준비돼”…‘강대강’ 말폭탄에서 협상으로 전환?

트럼프 “이란과 ‘진짜 거래’할 준비돼”…‘강대강’ 말폭탄에서 협상으로 전환?

기사승인 2018. 07.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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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RETURNS <YONHAP NO-1631> (UPI)
사진출처=/UPI
불과 이틀 전까지 이란에 비난의 ‘말 폭탄’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이란과 ‘진정한 거래(real deal)’를 할 준비가 됐다”며 비핵화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회(VFW) 행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지켜봐야 겠지만, 우리는 이전 행정부가 맺은 재앙과도 같은 거래가 아닌 ‘진정한 거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인 22일 트위터를 통해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역사를 통틀어 이전까지 그 누구도 경험해본 적 없는 결과로 인해 고통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체 대문자로’ 표기해 이목을 끌었다. 영어에서 대문자 표기는 주로 강조를 위해 사용되는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트윗은 큰 파장을 가져왔다. 그러나 미국 더 힐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나 미 국방부 대변인 중 어느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여파로 미국이 중동 지역 내 군 병력을 조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레베카 레버리치 미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미군은 필요가 생길 경우 자신들을 방어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모호한 답변만을 남겼다.

매티스 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레토릭이 중동 지역의 긴장감을 더욱 높이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24일 캘리포니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티스 장관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 명확히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리아 내전에서의 바샤알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대한 지지와 예멘 내전에서의 후티 반군 지원 등 중동 지역에서 이란이 취하고 있는 행동들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이란이 책임있는 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테러리즘을 수출하고 역내 혼란을 초래하려는 변혁적 조직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을 계속해선 안 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간에 오간 거친 레토릭은 지난해 트럼프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말 폭탄’을 연상시킨다. 이 때문에 이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북한 때와 마찬가지로 협상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 부르며 “북한이 위협을 계속하면 지금까지 세계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올 봄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폐기를 위한 후속 협상을 이어나가자는 합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그러나 정치평론가 에드워드 모리세이는 영국 ‘더 위크(The Week)’ 지에 “테헤란의 무슬림 지도자들은 김정은 정권과 매우 다른 위치에 있다”며 이 전략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은 전세계적인 제재로 인해 질식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2017년 북한 경제는 지난 20년 간의 그 어느 때보다 위축됐고, 만성적인 굶주림을 견디고 있었다”며 “반면 이란인들은 훨씬 형편이 좋은 편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2015년 이란핵협정(JCPOA) 이후 제재를 해제하면서 이란은 원유를 수출함으로써 많은 외화를 벌어들인 바 있다. 최근 이란 정부가 경제 상황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이란에는 전국적인 기근 현상 같은 것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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