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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북 싫어하는 CVID 표현 못쓰게 지시”

“트럼프 행정부, 북 싫어하는 CVID 표현 못쓰게 지시”

기사승인 2018. 07. 30.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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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아사히신문 미 행정부 관계자 인용 보도
북, 'CVID' 항복문서라며 반발...미 국무부, 'FFVD' 사용 시작
폼페이오 국무 "같은 의미"..."때에 따라 일탈 필요"
U.S.-WASHINGTON-POMPEO-SANCTIONS-RUSSIA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참여하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5일 오후 북·미 비핵화 협상 및 미·러 정상회담 등 외교와 국가안보에 관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폼페이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CVID’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란 표현이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사진=워싱턴 D.C.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참여하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날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 “이달 초순 행정부 내에서 ‘CVID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CVID 표현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을 싫어하는 북한을 배려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북한 정권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조지 W 부시 정권이 만든 CVID에 대해 ‘패전국에나 적용하는 항복문서 방식’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마이코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이틀간 비핵화 후속 협상을 마치고 평양을 떠난 지난 7일 저녁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및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공동선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Trump Pompeo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5일 오후(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협상 및 미·러 정상회담 등 외교와 국가안보에 관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 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란 표현이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국무부는 1일 판문점 접촉 이후 북한 비핵화의 목표를 기존 ‘CVID’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CVID’와 ‘FFVD’가 “같은 의미”라며 혼재해 사용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25일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말(2021년 1월)까지 북한의 ‘CVID’가 미국의 목표”라고 했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목표에 관한 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의 목표는 김 위원장이 동의했듯 FFVD”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한 의원이 ‘두 용어가 동일한 의미인가’고 질문하자 “사람은 때에 따라 일탈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의미는 같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미 행정부가 ‘CVID’를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북한과의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분위기 조성의 일환”며 “북한이 ‘CVID’를 싫어하기 때문에 미국이 다른 표현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일본에 직접적 위협이 되는 단·중거리 미사일 폐기 문제를 그대로 둔 채 비핵화 합의를 하는 데 대한 강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대외적으로 ‘CVID’를 강조하면서 미 행정부와의 회담 때 미국이 북한에 ‘CVID’를 요구하도록 요청해왔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8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가진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에서 ‘CVID’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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