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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지 순례’ 떠나는 무슬림에 ‘GPS’ 패용 요구…‘소수민족 감시’ 논란

중국, ‘하지 순례’ 떠나는 무슬림에 ‘GPS’ 패용 요구…‘소수민족 감시’ 논란

기사승인 2018. 08. 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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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 장치가 부착된 스마트카드를 패용한 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성지 순례를 떠나는 중국인 무슬림들. 사진출처=/중국이슬람협회 홈페이지
중국 당국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순례를 떠나는 자국내 무슬림 소수민족들에게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인권운동가들은 이것이 ‘현대적인 감시 도구’를 활용한 소수민족 인권 침해 사례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3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영 중국이슬람협회는 최근 파란색 끈이 달린 ‘스마트 카드’ 목걸이를 걸고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출발하는 중국인 무슬림들의 사진을 게시했다. 이 장치에는 위성항법장치(GPS) 추적기와 사진과 여권번호·이름 등 개인 정보 등이 내장돼 있으며, 착용자의 안전 보장을 위한 장치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보도한 기사에서 “올해 1만 1500명의 중국인 무슬림들이 한 달 간의 하지(Hajj)를 위해 메카와 메디나로 향하고 있다면서 주최 측이 이번 순례 여행을 더 좋고 안전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특별 GPS 카드 시범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란 무슬림들이 이슬람력으로 순례의 달인 12월에 선지자 무함마드가 태어난 메카와 무덤이 있는 메디나를 순례하는 것으로, 이슬람교도들은 평생 단 한 번이라도 하지에 참여하는 것을 일생의 소원으로 삼고 있다. 하지 기간 외에 이뤄지는 순례는 ‘우므라(Umrah)’라고 하며, 하지보다 그 격이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의 소수파 무슬림들에게 하지는 정말 꿈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매년 중국 정부가 선발한 극소수의 인원들에게만 메카로의 성지 순례가 허용되기 때문.

이런 가운데 중국이슬람협회가 하지 순례객들에게 GPS 장치도 포함된 스마트 카드를 패용하게 한 것이다. 협회 소속 스태프인 마민유는 “올해 약 3300명의 순례자들이 이 카드를 착용할 것”이라면서 “이 장치는 새로운 기능이 계속 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순례자들이 이것을 착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하지순례 주최 측의 한 스태프는 “GPS를 이용하여 주최 측이 순례자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약 40여일 간 이어지는 일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운동가들은 이 장치가 현대적인 감시 도구를 활용해 이슬람교 소수 민족들을 감시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주장했다.

중국 인권문제 전문가인 에바 필스 영국 런던의 킹스 칼리지 교수는 “이는 자신의 믿음을 실천으로 옮기려는 무슬림에 대한 박해의 또 다른 방법일 뿐”이라면서 “무슬림들에게 용의자나 가석방된 전과자처럼 감시를 받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이슬람협회는 지난해 이 스마트카드 시스템을 처음 발표하면서 이 장치가 중국 정부 종교 부처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디자인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내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 족에 대한 탄압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있었던 체포 사례 5건 가운데 1건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영리 인권 단체 ‘중국수호자들(Chinese Human Rights Defenders, CHRD)’이 중국 정부 자료들을 토대로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특히 지난해 천치안거 당서기가 신장 지역 당서기로 취임한 후 테러분자 소탕을 이유로 위구르 무슬림에 대한 종교적 탄압이나 문화, 관습에 대한 탄압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rrests-Xinjiang
중국 전 지역(회색) 대비 서부 신장위구르 자치지역(파란색)의 체포 인원 수. 자료출처=/ 중국수호자들(Chinese Human Rights Defenders, CHRD)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전체 인구는 약 1850만 명이며 이 중 절반 정도가 무슬림인 위구르족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 공산당은 분리 독립 운동이 일어났던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대한 보안 예산을 대폭 늘리고 첨단 감시 장비들을 대거 배치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주민들에 대한 감시 활동을 위해 지난해 10조 원 가량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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