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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북미펀드 ‘날고’ 중국펀드 ‘기고’

미중 무역전쟁…북미펀드 ‘날고’ 중국펀드 ‘기고’

기사승인 2018. 08.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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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가 국내 펀드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준 4.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미국이 글로벌 주요국 중 ‘나홀로’ 호황을 보이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관련 펀드는 수익률 고공행진을 한 반면 중국 관련 펀드는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운용규모 100억원 이상의 해외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을 미국(북미시장) 펀드가 휩쓸고 있다. 최근 3개월간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보면 상위 10개 종목 중 인도(8위)와 유럽(10위)을 제외한 나머지를 미국의 4차산업혁명, 나스닥, 바이오·헬스케어, IT 관련 펀드들이 차지했다.

개별 펀드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KINDEX미국4차산업인터넷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펀드가 석달간 16.9%의 수익률로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TIGER나스닥바이오상장지수’ 펀드가 16.2%,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상장지수’ 펀드가 15.6%의 수익률을 올리며 짭짤한 재미를 봤다. 수익률 상위 10위 중 미국 관련 펀드는 모두 10% 이상의 고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무역분쟁의 또 다른 당사자인 중국 펀드는 울상이다. 7월말 기준 최근 석달간 수익률이 가장 낮은 해외주식형 펀드 10개 중 6개가 중국 펀드다. 나머지 하위 4개 종목도 브라질과 베트남 등 한동안 글로벌 증시를 달궜던 이머징 관련 종목들이다. 개별 종목으로는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상장지수’ 펀드가 -19.2%로 실적이 가장 저조했다.

미국 펀드와 중국 펀드의 엇갈린 수익률은 현재 미·중 간 무역분쟁의 양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패권을 두고 치고 오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2000억달러에 달하는 관세 보복에 나선 상황이다. 중국 역시 6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미국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강공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눈에 띄게 좋아진 경제체력이 있다. 미국은 지난 2분기 4.1%의 경제성장률로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호황을 기록중이다. 이달 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노동시장은 계속 강화되고 있고 경제 활동은 ‘강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미국의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특히 지난 7월 등장한 ‘견조한(solid)’이라는 표현이 ‘강한(strong)’으로 바뀐 것이 눈에 띈다. 미국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날 애틀랜타 연방은행은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5%에 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웃고 있는 미국에 비해 중국이 처한 상황은 위태롭기만 하다.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은 당장 미·중 간 무역전쟁과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내부비판에 처하며 정권 차원의 위기로 번질 정도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일 2740.44를 기록했다. 지난 1월 26일 3558.13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23%나 급락했다.

미·중 간 엇갈린 경제 성적표는 상당기간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이후 격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의 전초전 격인 금융시장의 승자는 미국, 패자는 중국”이라며 “상반기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과 맞물려 부채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주식·채권·환율이 동반 급락세를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유안타증권도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 조정에 나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지속되는 미중 무역전쟁과 위안화 환율 압박이 중국 증시의 반등을 제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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