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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불법자금 수수 관련 김백준 상세히 진술…檢 “기억과 사실 일치”

MB 불법자금 수수 관련 김백준 상세히 진술…檢 “기억과 사실 일치”

기사승인 2018. 08. 0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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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김소남 등 구체적으로 기억
검찰 "김백준 진술의 신빙성 높아"
'MB국정원 자금상납 통로' 김백준 무죄·면소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MB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지난달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연합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불법자금 수수 과정에 대한 상세한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서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검찰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MB의 집사로 불렸던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에 관해 이 전 대통령보다 더 잘 아는 사람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1월17일 구속된 김 전 기획관은 같은 달 30일 “김소남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함께 4차례에 걸쳐 2억원을 받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어진 검찰 조사에서 “돈을 전달한 뒤 김소남 전 의원의 요청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기획관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대보그룹, ABC상사, 능인선원 등과 금품거래가 있었다는 진술을 내놨다.

이는 이병모 국장이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의 심복 가운데 저를 아는 사람은 김백준 정도”라고 발언한 것이 촉매제가 됐다.

검찰이 김 전 기획관에게 이 진술을 제시하자 김 전 기획관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변호인과 잠시 면담하겠다는 요청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약 20분간 면담을 마친 김 전 기획관은 “한 가지 사실을 기억하게 됐다”며 김소남 전 의원에게 돈을 받아 이병모 국장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을 자백했다.

검찰은 “구속된 상황에서 불법자금을 받은 공모자인 이 국장이 먼저 이야기를 꺼낼 가능성을 고민한 것 같다”며 자백 경위를 설명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후 ‘그 외에도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고 이 국장에게 전달한 자금이 있느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망설이다가 능인선원 지광 스님으로부터 불교대학 설립 협조 요청과 함께 3억원을 수수한 사실을 고백했다. 이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사실도 털어놓았다.

검찰이 계속 캐묻자 김 전 기획관은 다시 변호인과 면담을 하고는 “두 가지가 더 기억났다”며 “ABC상사 손병문 회장에게 2억원,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에게 5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의 진술에 대해 “일정표 파일 정도 외에는 아무런 참고자료도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기억에 의존한 것이었지만, 이후 수입지출 내역과 공여자 조사에서 드러난 내용과 대부분 일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전 기획관은 10년 전 일에 대해 숫자까지 기억하는, 보통 사람을 넘어서는 비상한 기억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이는 최근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김 전 기획관이 인지장애를 겪고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한 검찰 측의 반박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건강 악화로 입원 생활을 하다가 구치소로 돌아간 후 처음으로 이날 법정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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