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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주판과 계산기...그리고 디지털과 인공지능

[취재뒷담화]주판과 계산기...그리고 디지털과 인공지능

김인희 기자 | 기사승인 2018. 08.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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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8일 결국 총파업을 결의했습니다. 이로써 2016년 9월 이후 2년 만의 금융노조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금융노조는 주 52시간제 일괄 조기 시행·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국책금융기관의 자율교섭권·노동이사제 등을 요구하며 사용자협의회와 교섭을 진행했으나 6월 15일 결렬됐습니다. 이어 지난달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조정이 종료돼 금융노조는 쟁의절차에 돌입했습니다.

금융노조 측이 밝힌 투표율은 82.2%에 찬성률 93.1%로 가결됐다고 하니 매우 높은 찬성률입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이 국민들에게도 지지와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3세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 도입 연령을 55세에서 58세로 늦춰달라는 주장에는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외면한 귀족노조의 무리한 요구’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역사상 유례없는 청년 실업에 정부와 기업 모두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금융권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은행들은 막대한 재원을 들여가며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실행하고 그 빈자리를 청년들로 채우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년을 연장하면 그만큼 신규채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년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더욱 높여달라는 것은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외면하는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년 근로자들의 불안감도 이해는 됩니다. 그들이 처음 금융권에 발을 내디뎠던 청년 시절은 주판과 계산기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금융업무는 디지털 장치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인해 예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됐습니다. 주판과 계산기에 익숙해있던 중년 근로자들이 나름대로 최신 기술을 배우고 받아들이려 노력해도 젊은이들보다 이해가 느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다보니 더욱 고용안정성에 매달리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시대의 흐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더구나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을 기계가 대신하면서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줄어든 일자리마저 중년 근로자들이 틀어쥐고 놓지 않는다면 청년실업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최신 기술이 나온들 제대로 활용할 사람이 없어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퇴보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주판과 계산기가 등장하는 시대가 오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금융노조도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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