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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 180조 통큰 투자… 우리나라 혁신성장 선도하길

[사설] 삼성 180조 통큰 투자… 우리나라 혁신성장 선도하길

기사승인 2018. 08. 0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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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8일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신규 고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발 고용효과를 합치면 약 70만명의 추가고용이 기대된다고 한다. 180조원 가운데 130조원은 국내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결국 3개년에 걸쳐 매년 약 43조원이 국내에 투자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올해 예산안의 지출규모가 429조원이므로 매년 43조원의 투자는 정부예산의 약 10%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한 마디로 삼성의 힘을 보여줬다.

삼성의 연간 투자액 60조원은 작년 국내 기업의 연간 설비투자액 190조원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런 엄청난 규모의 투자는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아직 정부의 공식적 언급은 없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삼성의 이런 투자 덕분에 올해 우리경제의 성장률이 0.1~0.2% 포인트 올라가고 실업문제도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기업의 투자는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 정책과는 달리 정부지원 의존, 민간투자 위축 등 부작용도 없다.

삼성 측은 대규모 투자 배경에 대해 ‘글로벌 리딩기업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선제적 투자와 인재 확보가 필요하다는 내부의 위기의식과 함께 청년실업 완화, 동반성장 등 삼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대한 부응이었음을 밝혔다. 삼성은 180조원 중 100조원을 반도체 분야에 집중투자하고 25조원 정도는 4대 미래 먹거리로 보는 인공지능, 5G, 바이오, 차량용 전자장비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외 기초과학분야 인재육성, 인공지능 인재 확보, 취업준비생 1만명에 대한 소프트웨어 교육, 5년간 스타트업 500개 육성 등이 투자계획 속에 포함돼 있다.

삼성의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최근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성장’과 많은 부분이 중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취업준비생 1만명에 대한 소프트웨어 교육, 기초과학분야 투자, 스마트 공장화 등은 투자의 효과가 투자기업에 한정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어쩌면 더 적합한 사업들이다. ‘남의 돈’인 예산을 쓰는 정부가 아니라 자신의 돈을 쓰는 삼성이 더 효과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말이다.

삼성의 3년간 180조원 투자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삼성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혁신성장의 성공뿐만 아니라 경제활성화와 실업문제의 해결 등에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정부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을 혁신성장의 주체로 대접하기보다는 중소기업들에 ‘갑질’하는 ‘규제’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혁신성장의 가시적 성과를 보겠다면 이들을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핵심주체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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