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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르포] 폭염 속 지하철 차량기지 현장, ‘땀’과 ‘기름때’와의 사투

[체험 르포] 폭염 속 지하철 차량기지 현장, ‘땀’과 ‘기름때’와의 사투

김지환 기자 | 기사승인 2018. 08. 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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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때마다 비오듯 땀 쏟아져
뜨거운 열기에 정신 아득해지기도
작업자들 "아이스 스카프로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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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서울교통공사 차량기지 사업소에서 김지환 기자가 윤석순 정비팀장에게 작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기름때가 지워지지 않는다. 입고 있던 방진복이 달라붙어 몸을 간지럽힌다. 땀을 막지 못하는 선풍기가 원망스럽다. 8일 서울 온도는 36도에 육박했다. 입추가 지났다지만 폭염은 그대로였다. “기자님, 생각보다 땀 많이 안 흘리셨네요. 더 흘리셨어야 했는데….” 함께 작업을 하던 직원들이 한 마디 건넸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서울교통공사 고덕차량사업소. 4년 주기로 입창되는 전동차를 분해해 정비한 뒤 시험운행을 거쳐 내보내는 작업을 한다. 모두 15일 만에 이뤄진다. 직원들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이날 기자도 현장에 뛰어 들어 ‘극한 체험’을 했다.

◇뼈만 남은 전동차 차체와 대차장치 세척장… 사우나 연상케 해

차체 내부에서 이재혁 정비팀 차장이 헤드라이트에 의지한 채 전동 드릴로 전선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분리된 전선과 계량기가 주변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그의 팔에 맺힌 땀이 업무량을 대변했다. 이 차장은 “말해 뭐합니까. 매일 아래 위로 다 젖는 게 다반사”라며 혀를 내둘렀다.

호각소리에 맞춰 천장 크레인이 전동차 차체와 대차장치를 분리했다. 4년간 사용된 대차장치(전동차 바퀴 부분)는 ‘어떻게 만져야 하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철가루, 기름때로 뒤덮여 있었다. TM(견인전동기)을 분리하고 베어링을 빼내자 검은 윤활유가 새어 나왔다. 주걱으로 윤활유를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갔다.

80도 고온의 물이 쏟아졌던 세척기 앞에 가자 사우나에 들어선 듯 정신이 아득해졌다. 세척이 끝난 대차장치는 깨끗했지만 맨살로 만지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웠다. 이후 분리된 윤축을 차륜 교환작업장까지 밀어 옮기자 비오듯 땀이 쏟아졌다. 윤석순 정비팀장은 “오늘 온도를 감안하면 체감 온도는 45도 이상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팀장님. 기자님 얼굴 누렇게 떴는데 그만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1시간30여분 동안 진행됐던 작업 체험이 끝났다. 고온과 습한 날씨 덕분에 금세 지쳤다. 윤 팀장은 “(체험한 곳은)직원들도 힘들어 한다”며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날 체온계로 측정한 기자의 체온은 38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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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동구 서울 교통공사 고덕차량사업소에서 직원들이 세척된 대차장치를 분해하고 있다. /김지환 기자
◇“94년 폭염보다 더 덥다”···식염 포도당과 아이스 스카프로 버텨

윤 팀장은 “1994년 서울지하철공사일 당시 근무를 했지만 그때는 폭염 주기가 있어 견딜만했다”며 “그해엔 더위가 계속되지 않아 근무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35도 이상 고온이 24일째 계속되는 등 장기간 폭염이 가장 큰 고충이라고 덧붙였다.

교통공사 측은 사무실과 공장 내부에 식염 포도당을 배치했다. 직원들은 목에 아이스 스카프를 두르며 더위를 식혔다. 쉼터에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달래기도 했다. 윤 팀장은 “선풍기를 여러 대 쓰지만 한계가 있다”며 “직원들 안전과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자 이동용 냉방기 등을 구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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