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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 뿐인 중 2인자 리커창, 권위 급부상

허울 뿐인 중 2인자 리커창, 권위 급부상

기사승인 2018. 08. 1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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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보 거침 없어 과학기술영도소조 조장도 맡아
그동안 극강의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권위에 눌려 허울 뿐인 2인자로 지내던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위상이 급속도로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분위기만 보면 조만간 실세 총리로서의 위상을 확실하게 되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 단정이 무리하지 않다는 것은 그가 최근 ‘중국제조 2025’에서 육성할 핵심기술의 연구 추진을 전담하는 국가과학기술영도소조 조장에 취임한 사실이 우선 잘 말해준다.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소조는 국무원 판공청 산하 기관으로 그가 조장, 류허(劉鶴) 부총리가 부조장을 각각 맡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조 조원들의 면면을 봐도 그의 위상이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엿보인다.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 주임을 비롯해 천바오성(陳寶生) 교육부장, 먀오웨이(苗圩) 공업정보화부장, 류쿤(劉昆) 재정부장, 장지난(張紀南) 인력자원사회보장부장, 한창푸(韓長賦) 농업농촌부장,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샤오야칭(肖亞慶) 국유자산위 주임, 바이춘리(白春禮) 중국과학원장 등 당정의 유력 인사들이 조원들이다.

리커창
8일 베이다이허에서 제73회 유엔총회 차기 의장인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에콰도르 외무장관을 접견한 리커창 총리. 비밀회의 중임에도 공개 석상에 나선 것을 보면 위상 강화의 조짐으로 봐도 좋을 듯하다./제공=신화통신.
리 총리의 행보 역시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지 않나 싶다. 지난 8일 전, 현직 최고 지도부의 비밀회의가 열리는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의 여름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제73회 유엔총회 차기 의장인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에콰도르 외무장관을 접견하는 공개적 자리를 가진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베이다이허 회의 기간 중에는 최고 지도부의 행적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관례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더구나 그는 이날 석상에서 미국의 보호주의에 결단코 반대한다는 자국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여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는 언행을 보이기까지 했다. 여기에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배석시킨 사실까지 상기할 경우 그동안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위세에 눌려 주눅이 들었던 그의 과거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해도 좋다.

이외에 지난달 말 최고 지도자로서는 1990년 이래 처음 티베트자치구를 방문, 안정을 호소한 것이나 7월24일엔 국무원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내수 확대를 위한 재정 및 금융정책 강화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등의 행보도 그가 곧 2인자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충분히 가능케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신 지도자를 노린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서슬에 눌려 전혀 기를 펴지 못했었다. 하지만 시 총서기 겸 주석이 시민들의 개인숭배 반대와 미중 무역전쟁의 발발 등의 내우외환으로 어려움에 몰리자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을 넓혀올 수 있었다. 당장 시 총서기 겸 주석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쉽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더욱 그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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