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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정년연장·근로시간단축…은행권 총파업 가능할까

[취재뒷담화]정년연장·근로시간단축…은행권 총파업 가능할까

기사승인 2018. 08.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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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증명
“정서적으로 국민들이 공감하지 않습니다.” “명분이 부족해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지 의문입니다.”

최근 만난 은행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지난 7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진행한 조합원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 93.1%가 찬성해 총파업이 예고된 데 대한 의견입니다.

금융노조는 사측에 노동시간 단축,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 등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총파업 찬반투표로 이어진 겁니다.

노조의 주장과 달리 은행권에선 총파업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게 현실입니다.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죠.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한 총파업은 오히려 은행권 전반에 대한 불신만 키워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사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인 노동시간 단축, 정년 연장 등에 대한 명분을 세우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노동시간 단축의 경우 은행은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업계에서도 선제적인 대응방안 수립에 나서는 등 고민이 많습니다. 몇몇 은행에서 PC오프제 도입 등을 서두르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죠. 다만 예외업종에 대한 도입시기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노조는 점심시간에 영업점 문을 닫는 방안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년 연장 역시 현재 항아리형 구조인 은행권에서 고민스러운 부분입니다. 정년이 연장돼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이는 결국 신규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사실 은행권의 총파업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운 데는 천문학적인 실적 잔치가 있습니다. ‘매년 이자장사를 통해 최대 실적을 올렸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은행원들은 높은 연봉을 받고 좋은 복지를 누리는 대표적인 업종이라는 인식 때문이죠. ‘귀족노조’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민적 불편을 초래할 총파업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런 우려들이 은행 노조원들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총파업 찬반 투표에서 9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얻은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시점에서 과연 총파업이 맞느냐’는 시각도 존재하는 건 분명합니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다음달로 예고됐습니다.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총파업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고객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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