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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준수하겠다?”…이란, 이라크 총리 방문 거절

“미국 제재 준수하겠다?”…이란, 이라크 총리 방문 거절

기사승인 2018. 08. 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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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q <YONHAP NO-4942> (AP)
하이데르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 사진출처=AP,연합뉴스
이란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대(對)이란 제재 준수” 발언에 반발해 이라크 총리의 자국 방문을 거절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불똥’이 국경을 맞댄 이란과 이라크의 긴밀한 관계로 튀는 형국이다.

AP통신·AFP통신·이라크 쿠르드계 매체 루다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 총리실은 이날 “바쁜 일정으로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의 테헤란 방문 계획을 취소한다”며 “14일 터키 방문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갑작스러운 방문 취소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이라크 관리를 인용해 알아바디 총리가 “미국의 이란 제재에 반대하지만 국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그 조치를 준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란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 사드 알하디티 대변인은 해당 사안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알아바디 총리는 지난 7일 “원칙적으로 이라크는 중동에 가하는 제재를 반대한다”며 “봉쇄와 제재는 사회를 파괴할 뿐 정권을 약화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전략적 실책이며 옳지 않지만, 우리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정부는 국방·대테러 작전·경제 재건을 위해 미국 재정과 무기 지원이 필요하다. 이라크는 2003년 미국 침공으로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정정 불안에 시달렸다. 당시 그 권력 공백을 미 군정이 메우면서 친미 과도 정부가 들어섰다. 시아파 중심인 현 정부의 모태이기도 하다. 알아다비 총리는 미국과 이란 모두와 선이 닿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알아다비 총리가 2014년 취임 이후 이란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독립적이라는 인상을 주려 노력해 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수니파 후세인 정권 몰락을 기점으로 시아파 맹주 이란과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라크는 이란의 정치·군사·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값싼 물품을 공급받으면서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라크 정부 요직에 있는 사람 상당수가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 때 이란으로 피신해 보호받기도 했다. 또 이란이 직접 지원하는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PMU)는 이라크 정부군과 함께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서 한 축을 담당했다. 이라크는 앙숙 관계인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종종 중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이란 제재가 발효된 직후 나온 알아바디 총리의 발언에 격분해 이란이 마음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이란 제재를 지난 7일 부활시켰다. 2016년 1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행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미국은 제재 부활이 이란의 국제 테러리즘 지원, 중동 내 군사활동, 탄도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JCPOA는 유혈사태와 폭력, 혼란을 조장하고 있는 살인적인 독재 정권에 자금 생명줄을 던져 줬다”며 이란이 JCPOA의 허점을 이용해 핵미사일 개발과 테러 지원을 지속하며 역내 갈등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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