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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ING생명 인수 가시화...‘가격’ 문제만 남아

신한지주, ING생명 인수 가시화...‘가격’ 문제만 남아

기사승인 2018. 08.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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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 인수 기정사실화
브랜드가치 변동성 협상 변수
신한금융지주의 ING생명 인수에 속도가 붙었다. 신한지주는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지난 9개월간 지루한 협상을 끌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16일 신한지주 이사회에 인수 추진건이 보고되는 등 최근 들어 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다. 다만 매각가격을 두고는 여전히 이견이 있어 이번 협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지주와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M&A(인수합병)를 위한 막바지 협상에 돌입했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지분 59.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양 측 모두 M&A를 추진한다는 큰 틀의 합의는 이뤘고 매각가격만 합의되면 곧바로 인수계약을 타결시킬 정도의 적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가 ING생명 인수에 나선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신한지주는 영업이익에서 은행과 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을 정도로 사업 다양성이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신한지주는 ING생명을 인수하면 보험부문의 이익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지주의 자회사인 신한생명과 ING생명이 합병하면 총자산 61조 원 규모의 대형 생명보험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것은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탈환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한지주와 MBK파트너스는 몇 차례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가격문제 때문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지난 5월 매각협상이 최종 결렬됐음을 알리며 인수 불씨는 완전히 사그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MBK가 ING생명 매각가격을 낮춰 신한지주에 재협상을 제안하면서 다시 협상에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K는 가격을 낮춰 재협상을 제안했다는 말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신한지주 역시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인수금액 2조4000억 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MBK 관계자는 “적정한 수준의 가격에서 매각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며 “물론 신한지주와 협상 여부를 부인할 수 없지만 매각가격을 낮춰 M&A 협상을 제안하거나 공식적인 매각금액을 제시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도 “ING생명 M&A딜을 진행하는데 있어 양측 모두 서로 원하는 부분은 시장을 통해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MBK에서는 절대 4만원대에 팔 수 없다는 입장이고 신한지주도 5만원대에 사는 것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인수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16일 이사회에서 인수 추진건이 승인되면 본격적인 가격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ING생명의 브랜드 가치의 변동성이 높아진 것도 변수다. ING생명은 네덜란드 ING그룹과 맺은 상표권 계약이 올해 12월로 종료된다. 내년부터는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바꿀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한 ‘ING’라는 브랜드를 벗어나게 되면 기업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어 MBK측이 매각 협상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ING생명은 지난 6월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는 등 브랜드 가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ING생명을 둘러싼 각종 이슈를 기업가치에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매각가격이 달라진다”며 “가격 산정에 있어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 최고경영자(CEO)의 결심에 따라 M&A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14일 “(인수협상을) 시작한 지 9개월로, 지나온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짧을 것”이라며 “산고를 겪었는데 서로 가치를 지켜가며 윈윈할 것”이라고 말해 ING생명 인수 자체는 기정사실화했다. 조 회장은 다만 “가격 이슈가 가장 크리티컬하다”며 “디테일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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