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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의사·병원도 없는데” 인도, 1억가구 살릴 ‘모디 케어’ 내달 시행

“당장 의사·병원도 없는데” 인도, 1억가구 살릴 ‘모디 케어’ 내달 시행

기사승인 2018. 08. 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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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th BRICS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인도는 지난 30년간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도약했지만 사회복지와 삶의 질 측면에선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WP는 설명했다. 사진출처=타스통신,연합뉴스
인도가 1억명을 살릴 세계 최대 의료 프로그램 ‘모디 케어’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턱없이 모자라는 의사 수 등 녹록지 않은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도 매체 NDTV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레드포트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기념식 연설에서 저소득층 1억 가구당 연간 최대 50만루피(약 807만원)를 지원하는 대규모 의료 프로젝트를 다음달 25일 시작할 것이라며 “이제 가난한 사람들도 수준 높고 값싼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2월에도 저소득층 5억명에게 가구당 연간 7100달러(약 802만원)까지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농촌 지역과 빈곤층 의료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정부가 지원하는 세계 최대 규모 의료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케어’ 총 책임자인 인두 부샨은 “이 프로젝트가 모든 것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이미 병원 8000곳이 정부 계획에 서명했으며 절차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겠다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모디 총리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NDTV 설립자인 프란노이 로이 최고경영자(CEO)는 제틀리 장관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선거용 예산”이라며 “엄청난 약속들을 했는데 이행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도 인구 40%가 해당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표심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인도 정부는 여전히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많은 사람들에게 의료 보험 서비스를 펼쳐도 현재 의료 인프라 수준에선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도 제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는다.

실제로 인도는 ‘모디 케어’ 실행을 위한 최소 요건인 의사와 공공병원 수가 부족하다. 의료비가 저렴해지면 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정부 혜택을 제공할 의료기관이 충분치 않은 것이다. 정부는 3500병상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에서 의사 1명 당 환자수는 1315명에 달한다. 이마저도 의사들 대부분은 도시에 있는 민간병원에서 일하는 실정이다. 이는 수백만 명의 인도인들이 병에 걸리면 돌팔이 의사나 의학적으로 검증받지 못한 전통 약에 의존하거나 공공병원보다 의료비가 10배 비싼 민간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비는 인도 국민을 빈곤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농촌 주민은 병원이 없어 진료를 받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여 도시로 간다. 수백만 가구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빚을 진다. 세계은행(WB)의 2010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도는 의료비의 70% 이상을 환자가 내며 의료비 부담으로 매년 6300만명이 빈곤선(최소 소득 수준·poverty line) 아래로 편입된다. 의료 서비스 비용은 경제적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도는 도시와 농촌 간, 빈부 간 의료 수준 격차가 심각하다. 인프라 부족에 시달리는 공공의료 부문과 달리 인도의 민간의료 부문은 급성장하고 있다. 인도 민간의료시장은 매년 15%씩 성장해 2022년 현재 세 배 수준인 1330억달러(약 150조223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인도상공회의소(FICCI)는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의료지원 프로젝트에 의지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며 의료 서비스에 대한 빈부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질병역학경제정책센터(CDDEP)의 라마난 락스미나라얀 센터장은 “민간 부문에선 의료분야에 투자할 때 막대한 이익을 예상한다”면서 “정부의 예산은 이 기대를 맞출 수 없다. 시장은 더 많은 정부지출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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