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가뜩이나 힘든데…국내 증시 발목잡는 해외IB

[취재뒷담화]가뜩이나 힘든데…국내 증시 발목잡는 해외IB

기사승인 2018. 08. 16.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online
장일환 경제부 기자
이번에는 바이오주였습니다.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의견에 셀트리온과 한미약품 등 국내 바이오 대장주들이 대폭 하락했습니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국내 경제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매년 반복되는 해외 투자은행(IB)의 부정적 보고서가 증시 회복의 발목을 잡은 상황입니다.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 하나에 흔들리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매년 업종을 떠나 이런 일이 반복되자 외국계 투자자들의 공매도에 국내 개미들만 놀아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매번 외국계 IB가 쏟아내는 부정적 리포트를 보고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우면 그 물량을 다시 외국인들이 사들이는 현상이 관측되기도 합니다. 공매도 투자를 위해 일부러 매도 의견을 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죠.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국내 증시 전체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비중은 30%가 넘습니다. 외국계 자금은 단기 수익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이들 자금의 이동 여부는 일반인들의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입니다.

두 번째는 국내 증권사에 대한 신뢰도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매수 일색 리포트는 이런 상처를 곪게 했습니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상장사나 모기업 등과 얽힌 특수한 환경에 처한 경우가 많습니다. 매매수수료를 중심으로 한 수수료 수익구조 하에선 직간접적 이해관계에 있는 기업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히 투자자의 신뢰도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입니다.

사실 외국계 증권사들의 리서치센터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기업을 담당하고 있는 애널리스트가 채 몇 명 되지 않을 뿐더러, 국내 증권사에서 이직한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업무 역량 차원에서 국내 증권사가 밀릴 게 없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외국계’라는 이름 하나 때문에 글로벌 분석가의 신뢰받는 리포트로 탈바꿈하는 셈이죠.

실제로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의 적중률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과거 국내 증권사들이 매수 의견을 냈을 때 매도의견을 내 적중했던 사례들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으면서 착시효과를 일으킨 면도 있습니다.

국내 기업에 대해 가장 전문성이 높고 잘 알고 있지만 그동안 쌓았던 신뢰가 부족한 탓에 국내 증권사들의 목소리는 정작 시의적절한 분석이 필요할 때 메아리처럼 떠돌고 있습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처럼 때로는 예방접종 차원에서 과감한 매도의견을 내는 등 투자자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자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