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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줘서 고마워”…헤어진 딸 68년 만에 만나는 89세 할아버지

“살아줘서 고마워”…헤어진 딸 68년 만에 만나는 89세 할아버지

기사승인 2018. 08. 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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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상봉 앞둔 황우석씨…"참 소설 같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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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26일 금강산에서 진행되는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딸을 만나게 된 황우석씨(89). “지금까지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가장 먼저 해주고 싶다고 했다. / 사진 = 공동취재단
공동취재단·허고운 기자 = “3개월만 피난하고 고향에 들어가자는 생각으로 나왔거든요. 그런데 그게 68년이 됐어요. 세 살짜리가 이제 71살이에요.”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석하는 황우석씨(89·서울)는 “부녀 상봉이라는 게 참 소설 같은 얘기죠”라며 딸 영숙씨(71)와 39세 손녀를 만나는 소감을 밝혔다.

38선 이남 미수복지 황해도 연백군 출신인 황씨는 1951년 1·4 후퇴 때 인민군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홀로 배를 타고 몸을 피했다. 3개월만 피난 갔다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그 길로 부모님과 세 여동생, 처자식과 생이별하고 말았다.

황 씨는 딸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한다. 그는 “집안에 남자라곤 아버님 한 분 계셨는데 일찍 돌아가셨더라고요. 사실 참 미안하죠. 딸이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고 외로웠을 것이에요.”라고 말했다.

황씨는 딸을 만나면 “지금까지 살아줘서, 살아서 만나게 돼서 고맙다”는 말을 가장 먼저 해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딸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아 걱정이다. 황 씨는 “아휴, 기억 난 나죠. 세 살적이라…. 기억도 없고 이번에 가면 이름 보고 찾아야죠. 강산이 7번 변했는데.”라고 했다.

황씨는 이산가족 상봉을 행사가 시작된 1980년대부터 북에 있는 가족들을 찾기 위해 상봉을 신청해 왔다. 그는 “제가 10년 전에만 됐어도 여동생들도 다 만날 수 있었어요. 2016년도에 세상을 떠난 여동생도 있어요.”라며 아쉬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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