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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조계종...사상 초유 총무원장 탄핵 사태

혼돈의 조계종...사상 초유 총무원장 탄핵 사태

기사승인 2018. 08. 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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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회의 인준 유력...차기 대권 향한 쟁투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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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에서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대한불교조계종이 사상 초유의 총무원장 ‘탄핵’ 사태를 맞았다.

16일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가결됨으로써 즉각 퇴진을 거부했던 설정 스님은 해임 위기에 몰렸다.

설정 스님은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안을 인준하면 자리를 잃게 된다. 원로회의는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지만, 사태의 긴급성을 고려해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원로회의에서는 재적 원로의원 24명 중 과반인 12명 이상 찬성하면 불신임안이 의결된다. 현재 조계종 상황을 고려하면 원로회의에서 중앙종회에서 통과된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인준할 가능성이 크다.

원행 스님과 법타 스님 등 원로의원 10명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등 종단 집행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원로의원 2명만 더 동의하면 수치상으로는 불신임안이 인준되는 셈이다.

이날 중앙종회 투표도 애초 불신임안 통과가 불투명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찬성표가 나왔다는 평가다. 찬성 56표로 가결에 필요한 50표를 훌쩍 넘겼다.

앞으로 원로회의에서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인준하면 조계종은 총무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며,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진 조계종이 안정적으로 차기 집행부를 선출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설정 총무원장이 해임되면 차기 권력을 잡기 위한 세력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 기득권 세력과 개혁파의 충돌도 예상된다.

전국선원수좌회와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 등은 오는 23일 전국승려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를 지지하는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불교개혁행동 등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중앙종회 해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불교개혁행동은 이날 임시회 결과와 관련해 “설정 총무원장 불신임을 환영한다”면서도 “원로의원 스님들께 비상사태의 선언과 병폐집단 중앙종회의 해산을 요청드린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불교개혁행동은 원로회의 전까지 버스 4대를 동원해 원로의원들을 찾아가는 ‘희망 대장정’에 나설 예정이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와 중앙종회 등 현재 조계종 주요 구성원들은 승려대회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날 임시회의에서 중앙종회 의장 원행 스님은 “종헌종법을 무시하는 대규모 집회는 혼란을 가중하는 극심한 해종 행위”라며 “입법기관으로서의 중앙종회를 훼손하는 행위를 결코 좌시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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