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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이강원의 미국 야생동물] 흑곰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노트펫][이강원의 미국 야생동물] 흑곰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사승인 2018. 08. 1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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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미국의 야생에서 하이킹이나 등산을 하다가 아무리 조심을 하여도 뜻밖의 손님을 만날 수 있다. 미국의 들판과 산에는 약 40만 마리가 넘는 흑곰(American Black Bear)이 살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이들을 만날 수 있다.


흑곰을 자연에서 만나게 되면 놀라지 말고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 자칫 사람이 흑곰을 놀라게 하여 더 큰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흑곰을 만나면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들을 추천한다. 물론 이 규칙을 어겨도 문제없이 상황이 종료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래 규칙들을 지켜주는 것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하거나, 최소화 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그리즐리보다는 작지만 흑곰은 성인 남성 2~3명 정도의 체구를 가진 재빠른 맹수다. 2017년 12월 오마하 동물원에서 촬영

첫째, 흑곰을 보고 놀라서 뛰어 달아나면 안 된다. 가급적 뛰지 말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좋다.


외모만 놓고 보면 흑곰은 날렵하지 않다. 하지만 흑곰은 시속 50km 이상을 달릴 정도로 빠르고 민첩한 맹수다. 만약 자기보다 덩치가 작은 동물이 자신을 보고 겁을 먹고 달아나면 흑곰의 사냥 본능은 금방 발동되기 마련이다. 자칫 성인 남성 3배 정도 되는 체구인 흑곰의 추적을 불러올 수 있다.


둘째, 자신의 체구를 최대한 크게 보이는 것이 좋다.


특히 사람의 키나 덩치가 흑곰보다 더 크게 보이면 좋다. 흑곰은 선천적으로 자기보다 키가 크거나, 체격이 큰 동물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흑곰과 마주친 사람은 자신의 팔을 끝까지 위로 올려서 자신의 키가 흑곰보다 크다는 점을 각인시켜 주면 좋다.


미국의 국립공원을 가보면 나무 위에 새겨진 흑곰의 발톱 자국들을 볼 수 있다. 이는 흑곰이 뒷발로 서서 자신의 앞발로 나무에 자국을 낸 것이다. 곰은 종류를 불문하고 이런 식으로 영역 표시를 잘한다. 물론 그 곰의 덩치가 다른 곰보다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셋째, 흑곰의 눈을 빤히 쳐다보면 안 된다.


곰은 사람이 자신의 눈을 빤히 쳐다보면 이를 공격의사로 간주하는 성향이 있다. 따라서 시선을 마주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관람을 마치고 트램(tram car)을 타기 전에 곰 기피제(bear spray)를 반납하라는 안내문. 2018년 6월 티톤 국립공원에서 촬영

넷째, 곰과의 대치를 풀고 물러설 때 가급적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만약 사람이 급히 도망치려하는 기색을 보이면 곰이 달려들 수도 있다. 최대한 천천히 부드럽게 물러나는 게 좋다.


넷째, 곰이 사람을 추적할 때는 곰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는 게 좋다.


도망치는 사람은 아무 것이나 자기 손에 잡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도망가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던져야 한다. 그러면 호기심이 많은 곰이 관심을 그곳으로 옮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 입장에서는 도망갈 시간을 벌 수 있어서 좋다.


다섯째, 곰이 사람을 향해 갑자기 공격하려 할 때 등을 보이면서 도망쳐서는 안 된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겠지만 현재의 위치를 지키면서 곰을 부드럽게 달래면서 물러나는 게 좋다. 마치 영화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에 나오는 사육사가 자신이 키웠던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 블루를 달래는 장면이 연상된다.


하지만 이 모든 대처 방법을 모두 숙지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흑곰을 야생에서 만나지 않는 것일 것이다. 국립공원 등에서 알려두는 규칙을 지키고, 음식 냄새가 나는 것은 철저히 관리하며, 사람들과 일행을 이루며 같이 다니는 것이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좋은 길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참고 >


곰을 야생에서 만났을 때 취해야 하는 행동에 관한 이 글은 미네소타 동물원, 티톤 국립공원, 옐로스톤 베어월드의 자료를 일부 참고하여 작성하였음을 알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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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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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노트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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