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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350개 신문사, 트럼프 비판 ‘언론이 적 아니다’ 사설연대 동참

미 350개 신문사, 트럼프 비판 ‘언론이 적 아니다’ 사설연대 동참

기사승인 2018. 08. 1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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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소리 사설 게재 사상 처음...보스턴글로브 주도
NYT '자유언론, 당신이 필요'
'사설연대, 언론 독립성 어긋난다' 지적도...WP·WSJ 불참
보스턴글로브
미국 전역 350여 신문사는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대적 언론관을 비판하는 사설(社說)을 일제히 게재했다. 일간 보스턴글로브가 주도한 ‘사설 연대’다. 사진은 보스턴글로브가 게재한 ‘언론인은 적이 아니다(Journalists are not the enemy)’는 제목의 사설./사진=보스턴글로브 홈페이지 캡쳐
미국 전역 350여 신문사는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대적 언론관을 비판하는 사설(社說)을 일제히 게재했다. 일간 보스턴글로브가 주도한 ‘사설 연대’다.

미국에서 다수의 신문이 한목소리의 사설을 게재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 보스턴글로브 ‘언론인, 적 아니다’

보스턴글로브는 ‘언론인은 적이 아니다(Journalists are not the enemy)’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언론은 국민의 적’이라고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신문은 부패 정권이 국가를 떠맡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자유 언론을 국영 언론으로 바꾸는 일이라며 미 대통령이 행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언론을 겨냥해 ‘국민의 적’이라는 주문을 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2대 대통령 존 애덤스가 ‘언론의 자유는 자유 보장에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의 이런 근본적 원칙이 오늘날 심각한 위협 아래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보스턴글로브는 각 신문사 편집국과 연락을 취해 ‘자유 언론에 반대하는 더러운 전쟁’을 비판하는 사설을 16일 게재하자고 제안했다.

Newsrooms vs Trump
미국 전역 350여 신문사는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대적 언론관을 비판하는 사설(社說)을 일제히 게재했다. 일간 보스턴글로브가 주도한 ‘사설 연대’다. 사진은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게재한 ‘자유 언론은 당신이 필요하다(A FREE PRESS NEEDS YOU)’는 제목의 사설./사진=AP=연합뉴스
◇ NYT ‘자유언론, 당신이 필요’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자유 언론은 당신이 필요하다(A FREE PRESS NEEDS YOU)’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언론 정책에 저항하는 움직임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NYT는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1787년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쓴 유명한 말인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후자(정부 없는 신문)를 택하겠다”라고 한 말을 내세웠다.

제퍼슨이 훗날 대통령이 된 뒤에는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그의 태도는 수긍할 수 있으며, ‘열린 사회’에서 이뤄지는 언론 보도는 갈등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1964년 미 연방대법원이 “공공의 토론은 정치적 의무”라고 판결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언론이 잘못하거나 사실을 축소 또는 과장 보도하는 것을 비판하는 건 타당하지만 기자와 편집자도 실수할 수 있으며 그걸 바로잡는 게 이들의 일인데 자신이 달가워하지 않은 사실을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언론인을 ‘국민의 적’이라고 부르는 건 민주주의에 치명적으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사설면 전면에 주요 신문사별 사설의 요지를 실기도 했다.

◇ ‘사설연대, 언론 독립성 어긋날 수도’...WP·WSJ 불참

이번 ‘사설연대’에는 대도시 일간지부터 발행 부수가 4천 부 정도에 불과한 지역 주간지까지 망라됐다.

다만 이번 ‘사설연대’가 그 취지와는 무관하게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간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가장 비판적인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은 불참했다.

WSJ는 칼럼을 통해 이런 사설연대가 역설적으로 언론의 독립성에 어긋나는 것일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자유롭게 발언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존 디아즈 오피니언 에디터는 별도의 칼럼을 통해 불참 사유를 밝히면서 “모든 미디어가 합세해서 공격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술에 말려들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의) ‘공모’로 규정하면서 향후 비판적인 사실 보도를 일축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는 이번 ‘사설연대’를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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