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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국가는 없다”…‘안희정 1심 무죄’에 뿔난 시민들 서울 도심서 규탄집회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안희정 1심 무죄’에 뿔난 시민들 서울 도심서 규탄집회

기사승인 2018. 08. 1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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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18일 오후 5시 서울역사박물관 앞 도로에서 ‘5차 성폭력 끝장집회’ 참가자들이 안희정 1심 무죄판결에 대해 ‘사법부는 유죄다’를 외치고 있다./박승탁 기자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 판결에 분노한 여성들이 18일 사법부와 수사당국을 규탄하는 첫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35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 등이 모인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 못살겠다 박살내자’라는 집회를 열었다.

당초 1000명 규모로 신고된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7000여명이 참여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특히, 기존 1개 차선에서 시작한 집회는 이날 3개 차선까지 확대됐다.

종로에서 온 김모씨(24·여)는 “과거에 비하면 여성이 느끼는 불평등함이나 차별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더욱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법부도 유죄다’ ‘안희정은 유죄다’ ‘진짜미투 가짜미투 니가뭔데 판단하냐’ 등의 손팻말을 들고 ‘경찰은 편파수사 법원은 편파판결 성범죄자 비호하는 사법부도 공범이다’ ‘더이상은 못참는다 못살겠다 박살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지난 14일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를 비판했다.

장모씨(42·여)는 “안 전지사의 1심 판결을 보고 사법정의는 죽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판단을 수용할 것도 아니고, 엄마들이 사회정의를 바로 세워야한다 정의를 포기할 수 없어서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미투
18일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진행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참여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안희정은 유죄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서경 기자
오매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이번 사건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다. 하지만 사법부는 가해자측 증인들이 일방적으로 언급한 단서 하나하나를 모두 피해자의 예스(긍정)로 봤다”면서 “이렇게 판단한다면 어떤 법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적용이 될 수 있을까.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연대의 힘으로, 법치주의를 감시하는 시민들의 눈으로 우리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혜선 안희정 성폭력 사건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 변호사는 안 전 지사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의 입장을 대독했다.

김씨는 “죽어야 제대로 된 미투로 인정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죽을까하는 생각도 수도 없이 했다”면서 “그 날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거절을 표시했다. 피고인 측에서 낸 증거는 다 들으면서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왜 듣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상식적인 판사를 만나게 해달라는 기도밖에 없다. 이게 현실”이라면서 “부디 거짓이야기를 보지 마시고 한번만 더 진실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도 이날 자리에 참석해 자유발언을 했다. 최 시인은 “법적인 것은 잘 모르지만 상식은 있다.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안희정은 처음과 달리 합의에 의한 관계가 아니었다는 진술을 번복했다.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2번이나 진술을 번복한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1부 집회를 마무리 한 뒤 광화문 광장을 지나 인사동과 보신각을 거쳐 서울역사박물관으로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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