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특검, 김경수 신병 확보 실패…‘댓글 조작’ 수사 마무리

특검, 김경수 신병 확보 실패…‘댓글 조작’ 수사 마무리

기사승인 2018. 08. 19. 12:0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드루킹 일당 추가 범죄만 규명…‘비판 목소리’ 피할 수 없을 듯
수사 기간 연장 없이 ‘특검팀’ 해체 수순…김 지사 불구속 기소 가닥
'영장 기각' 구치소 나서는 김경수
‘드루킹’ 여론조작 지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18일 새벽 영장이 기각되자 대기 중이던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연합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댓글 조작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모양새다.

특검팀이 이번 수사의 본류로 지목된 김 지사를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하고도 신병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수사 동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19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팀이 드루킹 일당의 추가 댓글 조작 범행을 밝혀내는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이렇다 할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은 출범 이후부터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에 김 지사가 연루됐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1차 수사 기한 만료를 20여일 남긴 시점에서 김 지사를 댓글 조작 공범으로 입건하고 두 차례에 걸친 고강도 조사까지 벌인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앞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때 적용했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제외하고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만을 적시, 김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관계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검팀은 영장실질심사에서도 김 지사와 드루킹이 대통령 선거가 열린 시기에 여론조작을 한 만큼 이들이 단순히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 아닌 민주주의를 해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킹크랩 시연회’ 관련 문건과 디지털 자료를 확보했는데도 김 지사가 참관 사실을 부인하는 점 등을 이유로 증거인멸 가능성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지사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판사는 “공모 관계의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의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팀의 수사 자료만으로 김 지사가 댓글 조작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지사의 신병을 확보한 뒤 수사를 마무리 지으려 했던 특검팀의 계획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1차 수사 기간이 끝나는 이달 25일을 기점으로 김 지사를 불구속 기소하고 공소유지에 필요한 인력만 남긴 채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 특검이 1차 수사 기한 만료 3일 전까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드루킹을 둘러싼 의혹에 연루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에 대한 수사도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수사를 확대할 명분마저 없어져 버린 상황이다.

검찰 출신 A 변호사는 “알맹이가 빠진 수사 결과를 손에 쥐었다”며 “댓글을 조작한 인물 몇 명을 구속하려고 시작한 특검이 아닌데, 결과만 놓고 봤을 땐 실패한 수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