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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쇼크·경기 지표 악화...한은 금리인상 ‘제동’

고용 쇼크·경기 지표 악화...한은 금리인상 ‘제동’

기사승인 2018. 08.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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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기준금리추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렸다. ‘성장·고용·물가’ 지표가 모두 악화되고 있는 데다 터키발(發) 신흥국 불안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특히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고용 부문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사실 한은 통화정책은 물가·금융 안정을 목표로 운영된다. 고용은 직접적인 고려 사항이 아니다. 문제는 고용 부진이 가계의 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는 곧 물가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

이에 금리인상 시그널을 내비쳐온 한은의 경로가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8월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9월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된 후에나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3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고용쇼크 ‘발목’...8월 금리동결 전망 ‘무게’
예상보다 심각한 고용 부진에 한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7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50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연간 취업자수 증가폭이 10만명도 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지난 1월 경제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연간 취업자수 증가가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봤다. 그러나 4월 수정 전망에서는 26만명으로, 7월 18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 평균 18만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8월부터 취업자수 증가폭이 26만명 이상으로 늘어나야 하는데, 현재 고용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기대하기 어려운 숫자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8월 금리동결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월 취업자수가 발표된 지난 17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3%포인트 하락한 연 1.997%에 장을 마감했다. 1%대로 금리가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채권금리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시장 강세)을 의미한다.

◇여전히 저조한 물가상승률...“2% 회복 어려울 것”
저조한 물가 추이도 한은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근원물가가 3개월째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올 들어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1.1%였다가 4월 1.4%까지 오른 후 떨어지고 있다.

근원물가는 소비자물가 품목에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조사한 지수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영향을 받는 물가 변동분을 제외해 물가의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 물가의 흐름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기준금리 결정에 주요 참고 지표로 쓰인다.

하반기 2% 물가 상승 목표치에 근접할 수 있다는 한은의 전망대로 물가가 움직여줄지도 미지수다. 한은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물가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2%)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저효과에 따른 하반기 물가상승과 폭염에 따른 식료품 가격 상승 가능성을 감안해도 올해 연평균 물가 상승 수준이 한은의 전망(1.6%)을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 상승을 근거로 금리인상을 결정하기엔 명분이 탄탄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핵심물가와 고용 여건만을 놓고 판단하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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