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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일대일로 부채·터키 위기 ‘이중고’

아시아, 일대일로 부채·터키 위기 ‘이중고’

기사승인 2018. 08. 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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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ey Economy <YONHAP NO-2480> (AP)
사진=AP, 연합
미국과의 갈등으로 촉발된 터키의 금융위기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로 인해 빚더미에 앉은 아시아 국가들의 재정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경제 프로젝트 일대일로에 참여하며 큰 빚을 지게된 아시아 국가들이 터키의 리라화 가치 마저 급락하자 더욱 큰 재정 위기에 맞닥트렸다.

중국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신흥국들은 경제 성장 촉진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을 개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도한 부채로 재정 안정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국제개발원조 전문 싱크탱크인 글로벌개발센터(CGD)는 라오스·몰디브·몽골·파키스탄 등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들이 이미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몽골의 외채는 현재 국가의 외환보유액의 8배에 달한다. 라오스·키르기스스탄의 외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터키의 금융위기까지 닥치게 되자 아시아 국가들이 혼돈에 빠졌다. 닛케이는 일반적으로 부채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부채 상환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하며 “많은 양의 빚을 진 국가들은 갑작스러운 통화 가치 하락에 더욱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이에 자국 금리 인상 등의 방법으로 금융 안정화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지난주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5.25%에서 5.50%로 25bp포인트 인상하며 3개월 내 4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물론 이들 국가들은 최악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의 손을 빌릴 수 있다. 1994~1995년 멕시코 통화 위기와 1997년 아시아 통화 위기를 진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 등 오랜 기간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들에게 ‘최후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영향력이 IMF을 넘보면서, 일대일로에 참여한 국가 등은 IMF 보다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때문에 문제가 더욱 커졌다는 것.

IMF는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엄격한 긴축 조치를 요구하는데 반해 중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IMF에서 일했던 한 국제금융 전문가는 “신흥국들에게는 자국내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중국의 태도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 듯 하다”고 부연했다. 현재 금융위기를 겪고있는 터키는 IMF의 지원을 단호히 거절했으며 파키스탄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재정 규율은 뒷전으로 밀렸으며, 과도한 부채로 과중한 부담 위기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의 대외 부채는 지난 3년동안 50% 증가하며 1000억 달러(약 112조 2700억 원)에 달했고, 그 가운데 30%는 중국 부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리랑카는 중국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자국의 함반토타항 운영권을 넘겨줘야 했으며, 타지키스탄은 중국 기업에 금광 개발권을 넘기기도 했다.

매체는 “중국이 기꺼이 돈을 빌려주려는 것이 채무자들에게 일시적으로 엄격한 조치로부터의 면제를 제공할 수 있지만, 장기간의 금융·경제 건전성을 희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미국과 터키 간 갈등은 풀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8일 “일부 세력이 경제와 제재, 외환 환율, 이자율, 인플레이션 등으로 터키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우리를 전략적 타깃으로 삼는 세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날인 19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미국은 터키와의 양자 문제를 해결하길 원치 않은 것처럼 보인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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