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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철아!”, “어머니!”…이산가족 상봉현장 눈물바다

“상철아!”, “어머니!”…이산가족 상봉현장 눈물바다

기사승인 2018. 08. 2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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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이게 꿈이야 생시야'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공동취재단·허고운 기자 = “상철아~”(남측 구순 노모) “어머니~”(북측 칠순 아들)

아흔 살이 넘은 남측 어머니인 이금섬(92·여) 씨는 20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65년 넘게 생사를 알 수 없었던 북측 아들 리상철(71)씨를 목놓아 부르며 끌어 안았다.

상철씨도 어머니를 부여잡고 감격스러운 눈물을 흘렸고 상봉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상철씨는 자신의 아내와 함께 “어머니 남편 사진입니다”라며 이씨 남편의 생전 모습을 보여줬고 이씨는 남편 생각에 또 한 번 회한의 눈물을 쏟았다.

전쟁통에 가족들과 피난길에 올랐다 남편·아들과 생이별한 이씨는 칠순이 넘은 아들에게 “애들은 몇이나 뒀니?” “손자식은 어떻게 되니?”라며 질문을 쏟아냈다. 모자는 상봉 내내 두 손을 꼭 잡은 채 떨어지지 않고 얘기를 이어갔다.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가족 197명이 북측 가족 185명과 만난 이날 행사장은 테이블마다 사연들이 이어졌다.

최고령 상봉자인 백성규(101) 씨는 북측의 며느리와 손녀를 만났다. 백씨는 감격의 눈물을 감춘 채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혈육을 바라봤다. 백씨의 아들은 북측 며느리를 보고 “형수님이십니다”라고, 손녀를 보고 “내가 작은 아버지야”라며 친근감을 표했다.

백씨의 며느리는 봉투에서 사망한 남편의 옛날 사진을 꺼내 전달했고, 백씨는 아들의 사진을 가슴에 품었다. 북측 인원들도 백씨의 상봉에 감격한 듯 즉석에서 기념사진을 찍어줬다.

한신자(99·여) 씨는 북측의 두 딸을 보자마자 “아이고”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세 사람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서로를 바라본 채 눈물만 흘렸다.

한씨는 “내가 피난 갔을 때…”라고만 하고 두 딸을 데려오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으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북측 딸들은 “고모가 있지 않았습니까”라며 반세기가 넘어서 만난 어머니를 위로했다.

유관식씨(89)도 북측의 딸을 만났다. 유씨는 애써 눈물을 참는 모습이었지만 딸은 아버지를 보자마자 눈물을 쏟았다.

유씨는 처음에는 딸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고 한다. 북측에 두고 온 부인과 헤어질 당시 딸을 임신하고 있었고, 이번 상봉이 성사되는 과정에서 딸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는 금강산으로 떠나기 전 “내 딸이 태어났구나하는 생각에 꿈인가 싶었고 얼마나 기쁜지 몰랐다. 정말 기적이다”라며 기뻐했다.

21번째인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북측에 있는 자녀를 만난 이산가족은 7명이다. 분단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사망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이산가족이 많아진 탓이다. 형제·자매와 재회하는 이들은 20여 명이다.

이들을 포함한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가족 등 197명은 북측 가족 185명과 2박 3일간 6차례 11시간 동안 얼굴을 맞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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