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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자사주 비중 50% 육박...경영 승계 속도내나

신영증권, 자사주 비중 50% 육박...경영 승계 속도내나

기사승인 2018. 08.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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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석달 간 20만주 취득
보유비중 50% 육박...'이례적'
사측 "임직원 성과보상 차원"
'86세' 원국희 회장 고령 감안
승계절차 '디딤돌 놓기' 관측
신영증권자사주보유현황
신영증권의 자사주 보유 비중이 50%에 육박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정도의 자사주 비중은 오너십이 있는 금융투자기업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이다. 업계에선 신영증권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26%대로 높지 않고, 최대주주인 원국희 회장의 나이가 86세의 고령인 점을 감안해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지난 5월 17일부터 8월 10일까지 자사주 20만주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보유 비중은 45.14%로 높아졌다.

신영증권 측은 꾸준한 자사주 취득 배경으로 “주주가치 제고 및 임직원 성과보상 차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성과보상 지급 대상자에 대한 자기주식 교부 목적으로 보통주 6103주를 처분한 바 있다. 처분총액은 3억3470만원으로, 임원 등에게 성과보수(상여금) 면목으로 자사주를 지급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영증권의 자사주 집중 매입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디딤돌 놓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의 몇 안 되는 오너기업인 신영증권은 후계 승계가 당면 과제다. 원 회장의 나이를 감안하면 아들인 원종석 부회장에게 지분 승계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올 상반기 기준 원 회장의 지분율은 16.2%, 원 부회장은 8.3%다. 오너 최고경영자(CEO)로선 높지 않은 수준이다. 원 부회장은 이미 2000년부터 꾸준히 자사주를 취득해왔고, 올해 들어서만 1만119주를 매입했다.

원 부회장이 신영증권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부친인 원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아야한다. 원 회장은 신영증권의 주식 152만3340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21일 종가기준으로 지분 가치는 892억6700만원에 달한다. 이를 증여할 경우 증여세는 단순 50% 적용시 446억원, 대주주 할증 20%가 추가되면 627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원 회장의 지분을 증여한 후 600억원이 넘는 증여세를 현금으로 납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물(주식) 대납이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떠오른다. 이 경우 꾸준히 비중을 늘려온 자사주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방법이 자사주 소각이다. 삼성전자 사례에서 보듯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 중 하나다. 유통 주식수를 줄여 주주의 지분가치를 올려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원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와 지분율도 자사주 소각을 통해 확대할 수 있다. 증여세를 주식으로 납부하더라도 과거 자사주 소각 전의 지분율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책임경영 강화할 수 있다”면서 “이후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가가 오르면서 증여세 납부 재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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