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반도체株 회복 속…外人, 삼성전자 ‘사고’ SK하이닉스 ‘팔고’

반도체株 회복 속…外人, 삼성전자 ‘사고’ SK하이닉스 ‘팔고’

기사승인 2018. 08. 28.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삼성전자·SK하이닉스주가추이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에 휘청였던 국내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다시 회복세를 타고 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27일 들어 전거래일(24일) 대비 0.33% 상승한 4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SK하이닉스도 8만3500원에 장을 마쳐 전일 대비 2.08% 상승해 최근 제기된 비관론을 잠재웠다는 평가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걷히고 있다지만, 두 곳의 대표 종목을 바라보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심리는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1위 종목이 삼성전자인데 반해, SK하이닉스는 순매도 1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액면분할 이후 이달 20일 4만385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27일 4만6300원까지 뛰어오르며 그간의 낙폭을 만회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세에는 외국인의 러브콜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7일까지 삼성전자의 주식 496만9600주를 순매수했다. 금액으로는 2361억원 수준이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주주들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696만9500주, 5583억원어치 순매도에 나섰다. 반도체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극명하게 엇갈린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투자가 눈에 띄게 준 건 이달 초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비중축소’ 리포트가 결정타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 모건스탠리는 4분기 디램 시장 업황이 꺾일 것이란 전망을 근거로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하향조정했다. 외국계 IB의 비중축소 의견은 사실상 ‘매도’를 뜻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발표된 6일 하루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8만8300원에서 7만9400원으로 15% 넘게 급락했고, 외국인은 1446억원 순매도에 나섰다. 6일 이후로는 10거래일 연속 내리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회복된 데는 실적에 비해 과도한 주가 하락세가 ‘저가 매수’라는 구미를 당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올 상반기 매출 82조3055억원, 영업이익 23조1563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업부별 매출 비중은 인터넷모바일(IM) 부문이 40.4%로 가장 컸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반도체가 75.9%를 차지해 다른 사업 부문을 압도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들어 27일까지 2361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22일 이후 4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주요 사업이 반도체에 한정된 SK하이닉스에 비해 IM, 소비자가전(CE), 디스플레이, 전장(하만) 등으로 세분화된 삼성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투자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그만큼 유리한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삼성전자의 매출 비중은 CE 부문 16.9%, IM 부문 44.1%, 반도체 35.9%, 디스플레이 11.1%, 전장 3.4% 등으로 분산됐다.

주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주주친화 정책에서도 삼성전자가 경쟁사에 비해 앞서 나간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주당 354원, 6월에는 354원의 분기배당에 나섰다. 상반기 현금배당금액만 4조8092억원, 배당성향은 21.3%에 달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중간배당 없이 지난해 수익 기준으로 올 초 주당 1000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6.6%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자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7일 대대적인 자사주 취득 계획을 알리며 주가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0월 27일까지 석달간 총 1조8282억원을 쏟아부어 자사주 2200만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가 밝힌 취득 목적 역시 ‘적정주가 확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다.

반도체 업황을 바라보는 국내 전문가들의 전망은 최근 업황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디램 가격 하락률이 11%에 그칠 것”이라며 “출하량 및 비용 증가를 감안했을 때 디램 업체들의 2019년 수익은 올해 대비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황고운 KB증권 연구원도 “내년에 설비투자가 올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산성 향상을 통한 기술격차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디램 시장의 경쟁심화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