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해트트릭+황희찬 결승골’ 한국, 연장 혈투 끝 4-3 신승

황의조가 침투하고 있다. 사진=KFA

32도의 무더위 속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까지 120분의 대혈투였다.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간절한 의지가 아시안게임(AG) 2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나선 남자 축구 대표팀의 신승을 이끌었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주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 남자 축구 우즈베키스탄(우즈벡)과 8강전에서 무려 일곱 골을 주고받는 연장 혈투 끝에 4-3의 재역전승을 일궈냈다.

결승골은 승부차기 기운이 감돌던 연장 후반 10분에 나왔다.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황의조가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 차 넣어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한국은 16강 토너먼트에서 난적 이란을 2-0으로 누른 기세를 8강전 우즈벡을 넘어 준결승으로 이어가게 됐다.

설욕전에도 성공했다. 23세 이하가 주축인 대표팀은 올해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우즈벡에 1-4로 패한 기억이 아프다. 경기 전 김 감독이 “갚아주자고 했다. 차라리 잘 만났다”며 전의를 불태웠고 난타전 끝에 최근 기세등등한 우즈벡 축구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한국은 전반 5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침투패스를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 16분 오른쪽 측면이 뚫리며 야로리딘 마샤리포프에게 동점을 내줬으나 대표팀은 전반 40분 황의조의 시원한 중거리 골로 다시 앞섰다. 황의조는 수비 진영에서 날아온 긴 공을 정확하게 잡아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뚫고 상대 골대 오른쪽 구석을 파고 들어가는 강력한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문제는 2-1로 앞선 채 맞은 후반전이었다.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양상이었고 중원에서 잦은 실수가 반복됐다. 우즈벡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8분 우즈벡은 왼쪽 크로스 상황에서 반대편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이크롬존 알리바예프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11분에는 중원에서 볼을 빼앗아 역습에 나선 우즈벡이 알리바예프의 중거리 슛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수비수 황현수(23·FC서울)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들어간 행운의 골이었다. 순간 집중력을 잃은 3분 만에 2골을 실점한 것이다.

쫓기게 된 대표팀은 공격의 고삐를 다시 죄었고 후반 30분 황의조의 해트트릭이 터지면서 기사회생했다. 상대 실수를 틈 타 공을 탈취한 손흥민의 패스를 넘겨받은 황의조가 짧은 터치 이후 정확한 슈팅으로 이날 해트트릭(3골)이자 이번 AG 8번째 골을 뽑았다.

이후 양 팀은 추가 득점 없이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연장 후반 10분 황의조가 얻은 페널티킥을 황의찬이 차 넣으며 승리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