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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8골’ 신들린 황의조의 재발견 가능케 한 2가지

‘AG 8골’ 신들린 황의조의 재발견 가능케 한 2가지

기사승인 2018. 08. 2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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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연합
황의조가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의조(26·감바 오사카)는 과거 성남FC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김학범(58) 감독과 인연 때문에 인맥 축구 논란에 휩싸였다. 울리 슈틸리케(64·독일) 전 대표팀 감독 시절 황태자 중 하나로 군림했던 그는 슈틸리케의 몰락과 함께 조용히 자취를 감춰야 했다.

잊힌 그를 다시 뽑은 김 감독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팬들이 거두지 못한 배경이다.

그러나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 있다. 슈틸리케 시절 부진했던 황의조의 모습만 기억할 뿐 아시안게임(AG) 대표팀 합류 전 일본 J리그에서 9골로 절정의 골 감각을 유지했다는 걸 팬들은 평가 절하했다. 김 감독은 “황의조의 컨디션이 아주 좋은 걸 확인했다”고 신뢰를 거두지 않았고 그 믿음이 위기의 한국 축구를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서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황의조는 조별리그 바레인과 1차전에서 해트트릭(3골)을 시작으로 분수령이 된 난적 이란과 16강전에서 선제골 및 120분 대혈투를 벌인 27일 상승세의 우즈베키스탄(우즈벡)전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고비 때마다 인상적인 한방으로 남자 축구 대표팀의 준결승 진출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황의조의 플레이에 반한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신임 감독은 그를 11개월 만에 A대표팀으로 차출했다. 인맥 축구 논란을 넘어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거듭나는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김 감독은 우즈벡전 후 “선수들이 열심히 잘해준 것 같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며 눈물을 보였다. 스승을 구한 황의조의 맹활약에 역대급 찬사들이 쏟아졌다. 이영표(41) KBS 축구 해설위원은 “황의조를 오래 전부터 알았는데 지금이 최고”라고 단언하며 “이런 모습을 상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오른발 활용, 임펙트, 위치 선정 등 모든 것이 최고조에 올라있다”고 말했다. 서형욱(43) MBC 해설위원은 “역대 최고의 와일드카드다. 토너먼트에서 이 정도의 골을 기록했던 공격수가 그 전 대표팀에 있었나 싶을 정도”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황의조의 재발견은 본인의 피나는 노력과 좋은 동료들의 도움이 어우러진 결과다. 안정환(43) 해설위원은 마음고생을 딛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몰래 흘린 땀방울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안 위원은 “한때 아픔을 딛고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해석하며 “골 냄새는 (현역 시절) 나보다 더 잘 맡는다”고 치켜세웠다.

최용수(45) 전 FC서울 감독은 “골 찬스에서 저렇게 침착하기가 쉽지 않은데 차분하게 상대 골키퍼 허점을 노리고 차 넣는다”면서 “황의조가 원하는 타이밍에 공을 받을 수 있는 건 중앙에서 선수들이 잘해준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황인범(22·안산 무궁화) 등 도우미 미드필더들에게도 공을 돌린 것이다. 황의조는 “동료들의 도움이 없으면 골을 못 넣는다”며 “마지막에 웃고 싶다”고 했다.

절정에 오른 황의조를 앞세운 김학범호는 29일 박항서(59) 감독의 베트남과 결승 문턱에서 맞붙는다. 13일 동안 5경기를 치른 데다 우즈벡과는 연장혈투를 치른 뒤 하루밖에 못 쉰 체력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안정환 위원은 “쉬는 것도 훈련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얼마나 잘 쉬느냐가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 즉 회복이 관건”이라고 충분한 휴식을 주문했다. 베트남 기적을 이룬 박 감독도 “지금 상태에서는 정신적·육체적으로 누가 더 빨리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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