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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일본 기업들 ‘끙끙’…중국 생산거점 이전 움직임

미·중 무역전쟁에 일본 기업들 ‘끙끙’…중국 생산거점 이전 움직임

기사승인 2018. 08. 2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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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US Trade <YONHAP NO-2505> (AP)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일본기업으로 튀고 있다. 미국의 중국 제재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산거점을 옮겨야 하지만 중국 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까닭이다. 사진=/AP, 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틈’ 사이에 낀 일본기업들이 ‘끙끙’ 앓고 있다. 미국의 중국 제재 대상 품목에서 벗어나는 등 미국의 ‘중국 때리기’를 피해 생산거점을 옮겨야 하지만 중국 당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8일 미국과 중국이 서로 관세 폭탄을 주고 받으며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기업들이 고(高) 관세를 피하고자 생산지 변경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3일 미국은 160억 달러(약 18조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즉각 같은 액수의 미국산 제품에 ‘동일’한 조처로 맞대응에 나섰다. 앞서 미국은 올해 3월 철강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이 같은 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일본기업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

일본 경제산업성이 해외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현지법인의 매출은 2180억 달러(약 242조 454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일본기업들의 중국 현지법인이 올린 매출은 260억달러. 특히 중국은 일본이 수출하는 부품 등 중간 소재의 주요 소비처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물품 가운데 부품 등 중간 소재가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부품들은 중국의 공장에서 가공돼 전세계로 수출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 화학업체인 아사히카세이(旭化成)는 미국 수출을 위한 수지원료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일본으로 바꿨다. 변속기어 등 자동차 부품에 사용하는 수지가 미국의 중국 제재 대상 품목의 하나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산업기계 제조업체 고마쓰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던 굴착기 용접부품의 일부를 미국과 일본, 멕시코 등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제재 피하기 전략’ 때문에 연간 40억엔(약 4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일본 최대 생활용품 제조업체로 알려진 아이리스 오야마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공기청정기·선풍기 등 가전의 생산을 내년 완공 예정인 한국공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들 가전은 아직 관세 제재의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아이리스 오야마는 앞으로 사태가 더욱 커질 것에 대비해 생산거점을 옮기는 것이다.

일본기업들은 생산거점을 옮기면서도 중국 당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난처한 상황이다. 신문에 따르면 한 일본 산업기기 회사의 중국 현지법인 사장은 “현지 정부 간부의 기분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업도 일부 기종의 생산을 일본으로 옮겼으나 자세한 사항은 공표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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