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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미연합훈련 재개 선언, 김영철 편지 결정적 영향준 듯

미 한미연합훈련 재개 선언, 김영철 편지 결정적 영향준 듯

기사승인 2018. 08. 29.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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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국방 "더 이상 중단 않을 것"...폼페이오 방북 취소 후속조치
김영철 편지 "비핵화 협상, 위기, 무산될 수 있다"
트럼프·폼페이오에 '방북 성공 불가능 확신줘'
노동신문 대미비난도 한몫
Pentagon Mattis Dunford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8일 오전(현지시간)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북한에 대한 선의의 조치로서 가장 큰 몇몇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며한·미연합훈련과 관련, “우리는 더 이상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재개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이 함께하며 강력한 의지를 과시했다./사진=AP=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한·미연합훈련과 관련, “우리는 더 이상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재개를 선언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북한에 대한 선의의 조치로서 가장 큰 몇몇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이 함께하며 강력한 의지를 과시했다.

◇ 매티스 미 국방 “한·미연합훈련, 더 이상 중단 않을 것”...사실상 재개 선언

매티스 장관은 내년 한·미연합훈련 재개는 국무부와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의 훈련 중단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우리가 훈련을 중단했을 때 가장 큰 몇몇은 중단했지만 나머지는 중단하지 않았다. 한반도에는 항상 진행 중인 훈련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변경은 없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돈’이 많이 들어가는 한·미연합훈련 ‘워게임’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백악관에 도착해 올린 트위터에서도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 핵 위협은 없다”며 “미·북 양측이 선의로 협상을 하는 동안 워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다. 워게임을 하지 않으면 돈을 아낄 수있다”고 말했다.

이후 미 국방부는 대규모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 케이맵(KMEP)을 중단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핵심 참모와 북한 관련 회의… 폼페이오 장관 방북 취소 결정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날 오전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취소 결정에 앞서 열린 핵심 참모들과의 북한 관련 대책회의 사진들을 게시했다.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폼페이오 국무장관,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전화로 합류했다./사진=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캡처
◇ 한·미연합훈련 재개 선언, 폼페이오 국무 4차 방문 전격 취소 후속 조치

매티스 장관의 한·미연합훈련 재개 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충분한 진전이 없다며 수일 내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평양 방문을 전격 취소한 후 내려진 후속 조치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편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이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북한 대외용 매체인 통일신보의 미국 비난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7일 현장지도 중 직접 ‘강도적 제재봉쇄’라며 대북 제재를 비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폼페이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한·미연합훈련 재개를 선언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방북을 취소한 것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편지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북한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왼쪽)이 7월 6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영철 부위원장과 회담을 하는 모습./사진=평양 AP=연합뉴스
◇ 김영철 부위원장 편지 - 백악관 대책회의 - 폼페이오 국무 방북 취소 - 한·미연합훈련 재개 선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김영철 부위원장의 편지를 놓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폼페이오 장관·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스피커폰 전화 합류)·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갖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했다.

시간 순서로 재구성하면 김영철 부위원장의 편지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대책회의를 개최한 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했고, 그 후속 조치로 매티스 장관이 한·미 연합훈련 재개를 선언했다.

◇ 김영철 부위원장 편지 “북 비핵화 협상, 다시 위기 처해있고 무산될 수 있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편지 내용과 관련, 미국 CNN방송은 28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이 “다시 위기에 처해있으며 무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방문 계획을 하루 만에 전격 취소한 것은 이 편지 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 편지에서 김정은 정권은 “미국이 평화협정 서명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아직도 (북한의) 기대에 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 과정이 진전될 수 없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고 이 소식통들은 CNN에 전했다.

미국은 ‘선(先) 비핵화-후(後) 평화체제 구축’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정전협정을 영구적이고 법적 구속력을 지닌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선 미 상원 3분의 2의 찬성에 의한 승인이 필요하다.

38노스
북한의 영변 핵 관련 시설에서 냉각수 배출, 차량 통행 등 일련의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로 가동 징후는 불분명하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인 38노스가 지난 9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지난달 3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 판독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사진=38노스=연합뉴스
◇ 평양 “핵과 미사일 활동” 재개할 수 있다

이 소식통들은 만약 타협이 이뤄지지 못하고 초기 협상이 무너지면 평양은 “핵과 미사일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WP는 김 부위원장의 편지가 어떤 방식으로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달됐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북한이 ‘뉴욕채널’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최근 미국 정부와의 소통을 늘려왔다며 이번 편지가 북한대표부를 통해 전달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CNN은 폼페이오 장관이 그동안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비밀 창구(back channel)를 이용했다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 소식통은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이 된 전후로 그는 공식 카운터파트인 리용호(외무상)보다는 비밀 창구를 통해 김영철과 소통하는 데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WP는 이 편지는 폼페이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방북은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는 확신을 줬다고 전했다. 또 이번 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에 김 위원장에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북한이 비핵화에서 더 진전을 보일 것을 독려하는 동시에 과거의 행태로 돌아가지 말 것을 경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8노스
38노스가 9·9절 열병식 준비가 한창인 평양 미림 비행장 일대를 지난 12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준비 기간과 훈련의 속도를 고려할 때 9·9절 열병식이 지난 2월에 열린 건군절 열병식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22일 전했다. 사진은 위성사진 업체 어스캐스트 컴퍼니가 촬영, 38노스가 공개한 지난 12일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 모습. 왼쪽 윗편에 대규모 차량이 보인다./사진=38노스=연합뉴스
◇ 북 노동신문 “미 ‘선 비핵화’ 요구 ‘강도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를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선 비핵화’ 요구를 ‘강도적’이라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미군 특수부대가 한국·일본·필리핀에서 대북 비밀훈련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백해무익한 군사적 도박에 매달리지 말아야 하며 싱가포르 조미(북·미)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 자기 할 바를 제대로 다 해야 할 것”이라며 “이 무모한 처사는 미국이 저들의 부당하고 강도적인 ‘선 비핵화’ 기도가 실패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북침전쟁을 도발하고 천벌 맞을 짓까지 감행할 범죄적 흉계를 꾸미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중적 태도에 대해 엄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이 지난시기 만능의 무기처럼 써먹던 케케묵은 ‘포함외교’ 방식으로 그 누구를 놀래우고 그 어떤 불순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타산했다면 큰 오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대외용 매체인 통일신보도 28일 ‘대화의 막 뒤에서 칼을 간다’ 제목의 글에서 미국이 “앞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대화판을 펼쳐놓고 뒤에서는 비밀리에 참수작전훈련까지 강행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고 비난했다.

통일신보는 “미 행정부가 말끝마다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외워대지만 내외여론을 기만 우롱하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으며 여전히 군사적 힘에 의한 ‘제도전복’의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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