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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자동차 제조업계, 나프타 재협상에 지역전략 재정비 압박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계, 나프타 재협상에 지역전략 재정비 압박

기사승인 2018. 08. 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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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xico US Trade <YONHAP NO-0502> (AP)
미국과 멕시코 간 NAFTA 재협정이 타결되면서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 외무장관으로 지명된 마르셀로 에브라드가 27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이날 새롭게 타결된 NAFTA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사진= AP, 연합
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정을 타결 짓자 아시아 자동차 업계가 지역전략 재정비에 나서야만 하는 비상 상황을 맞고 있다. 낮은 임금·관세 혜택을 보기 위해 멕시코·캐나다에 생산기지 뒀던 한국·일본·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동차 원산지 규정·일몰 조항 등의 내용을 담은 새로운 무역협정으로 사업에 영향을 받게 된 것.

닛케이아시안리뷰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가 지난 27일 체결한 새 합의안에는 북미 지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에 들어갈 부품에 미국과 멕시코에서 생산해야 하는 비율이 현행 62.5%에서 75%로 높아진다. 또 자동차 부품의 40∼45%는 최저임금(16달러) 이상 버는 고임금 근로자가 있는 지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원산지 규정도 담겼다. 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멕시코산 수입차는 면세를 받지 못하고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에 적용하는 2.5%의 관세가 적용된다.

미국 자동차 업계 근로자의 평균 시급이 20달러 이상인데 반해 멕시코는 완성차 근로자 시급이 8달러 미만, 부품 생산 근로자는 4달러 미만이다. 임금 격차가 적게는 2배에서 5배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여러 아시아 기업은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두고 이를 확장해 왔다. 이번 새 합의안에 따르게 되면 멕시코의 저임금 부분의 이점은 크게 줄어든다. 또한 최저 임금을 16달러로 명시해 멕시코보다 더 임금이 낮은 곳으로 공장을 옮길 수도 없어 미국 인력을 찾게 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와 관련 “미국 내 제조업 등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이번 NAFTA가 아시아와 독일 자동차 업체, 멕시코에서 생산을 확대하려는 기업에게 불리할 수 있어 결국 미국에서의 생산량을 늘리라는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계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일본과 미국 간 무역 긴장감이 고조되자 생산기지를 북미 지역으로 옮겼다. 지난해 일본 자동차업체가 미국에 판매한 670만대의 자동차 가운데 69만대는 멕시코, 77만대는 캐나다에서 제작됐다.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둔 일본 닛산 자동차는 멕시코에서 많은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주력 세단인 센트라의 부품 55%를 멕시코에서 조달받고 있는데 비해 미국·캐나다 부품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베르사 세단의 경우는 부품 70%를 북미산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부품 조달 비율 규정이 75%로 올라가면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마쓰다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마쓰다3의 부품 대부분을 일본·멕시코에서 받아오고 있다. 닛산·마쓰다가 멕시코에서 제작해 수출하는 차량의 20%가 미국으로 향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멕시코에서 제작하는 자동차의 85%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한국의 기아차도 영향을 받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날 “NAFTA 개정 협정을 현재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며 “당장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본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의 아키타 마사이로는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부품을 구입하게 된다면 불가피하게 생산 비용이 올라갈 것이라면서 “몇 몇은 2.5% 관세 면제를 받기 위해 번거로운 일을 벌이기보단 그저 관세를 지불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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