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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고야 의정서와 한국 화장품 원료 산업

[칼럼] 나고야 의정서와 한국 화장품 원료 산업

기사승인 2018. 08.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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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배 대봉엘에스 전무
최근 화장품의 자연주의 경향에 따라 천연물에 기인한 원료를 살펴보면 기능성 화장품의 영역인 미백·주름 개선 분야의 산업화가 두드러졌다. 그 밖에도 보습·항염·항산화 등 화장품에 반드시 필요한 중요 기능의 연구와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신원료 산업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화장품에 많이 사용되는 오일·왁스·유화제 등 식물 소재에서 출발한 원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가장 큰 소재인 팜(Palm)유가 열대식물인 이유로 주로 말레이지아·인도네시아 등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부터 나고야 의정서가 시행되면서 긍정적인 취지에 따라 자원제공 국가와 이익을 공유하고 생물자원 보존에 기여해야 하는 의무가 부가됐다. 현재 100여 개 국가에서 비준한 상태다. 협약은 단순히 이익을 공유하며 수반되는 원료의 가격 인상을 넘어 상대국가의 승인 절차와 서류 작업 등에 따라 공급지연 또는 공급불가 등 새로운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많은 기업에서 제대로 준비를 못 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불안감이 높아진다. 특히 중국 정부가 자국의 생물자원에 엄격한 보호 대책을 마련하면서 중국의 생물유전자원에서 출발한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당연히 대안은 대한민국의 생물유전자원을 이용하는 것이다.

물론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소재에 따라 여러 가지 성능에 제한 요인이 있고 관련 산업화가 되지 못해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해결책은 그동안 등한시했던 국산 생물자원의 활용방안을 찾는 것이다. 각종 바이오 공법 등을 활용하면 새로운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다. 화산섬인 제주의 풍부한 물과 한라산·곶자왈 등 알려진 것만 1800 여종의 식물이 자생하는 많은 유전자원을 보유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계절이 뚜렷하고 산이 많은 반도 국가인 우리나라의 각 지역은 기후에 따라 자생하거나 재배되는 다채로운 소재가 존재한다. 이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로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전 세계로 수출 가능한 원료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항상 어려움 속에서 대안이 나오고 기술이 발달해 왔다. 사드 문제로 촉발된 화장품 업계의 매출 감소가 미주·유럽의 수출 길을 열고 있는 게 좋은 사례다. 나고야 의정서 시행으로 중국이 엄격한 법률을 제정해 유전자원을 강력히 보호하려는 현실에서 우리는 반드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우리 유전자원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는 계기로 삼아 잊었던 유전자원을 다시 찾아 발전시키고 새로 개발된 바이오 기술 등을 접목해 좋은 화장품 원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곧 미래 화장품산업 발전에 큰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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