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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단, ‘계엄령 문건’ 의혹…박근혜정부 청와대 정조준

합수단, ‘계엄령 문건’ 의혹…박근혜정부 청와대 정조준

기사승인 2018. 09. 0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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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실서 계엄령 검토 논의 진술 확보…조현천 수차례 청와대 출입 정황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등 청와대 핵심인사 접촉 가능성
계엄령 문건 의혹 합동수사단 현판식
계엄령 문건 의혹 합동수사단이 지난 7월 26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에서 현판식을 연 가운데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송의주 기자songuijoo@
군 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을 수사 중인 군·검 합동 수사단이 박근혜정부 청와대를 정조준 하는 모양새다.

합수단은 박근혜정부 청와대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하면서 국정농단과 관련해 촛불집회가 시작된 시점인 2016년 10월께 국가안보실에서 계엄령 검토를 논의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합수단이 계엄령 문건 작성의 몸통으로 지목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넘어 박근혜정부 청와대를 직접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작성한 문건에도 기무사 문건과 동일하게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 대신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병력을 이동시킬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육군참모총장에게 계엄사령관을 맡기는 것은 일반적인 군 체계와 다르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합수단은 계엄 문건 작성을 지시한 조 전 사령관이 국회의 탄핵 소추안 의결 당일 외에도 청와대를 방문한 정황을 포착하고 방문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앞서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이 2016년 12월 9일 청와대에 방문해 국회 탄핵 소추안 가결 이전에 나온 사실을 파악했다. 또 당시 관저에서 조 전 사령관이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조 전 사령관이 청와대를 드나들면서 ‘윗선’의 지시를 받고 계엄령 문건 작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윗선의 지시가 없는 상황에서 조 전 사령관이 독단적으로 계엄령 문건을 작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이 청와대를 드나들며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등 청와대 핵심인사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합수단이 계엄문건 작성 배경에 윗선의 지시 또는 승인이 있었는지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계엄 문건 의혹의 키를 쥐고 있는 조 전 사령관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수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 전 사령관이 미국에 체류하면서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함에 따라 수사의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의 여권 무효화도 검토했지만, 시일이 오래 걸리는 점 등을 고려해 자진 귀국에 무게를 두고 변호인 등을 통해 설득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조 전 사령관이 자진 귀국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수단이 조 전 사령관을 건너뛰고 윗선을 먼저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계엄령 문건 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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