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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워라밸 흐름 본격 확산, 올해 안 주52시간제 정착될 듯

은행권 워라밸 흐름 본격 확산, 올해 안 주52시간제 정착될 듯

기사승인 2018. 09.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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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주52시간
우리은행 노사는 지난달 30일 주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9월 한달간 시범운영 후 10월부터 본격 운영된다./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10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며 올해 안에 은행권 전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는 올해 7월부터 시행됐으나 은행권은 특례업종으로 지정돼 내년 7월부터 시행 대상이다. 하지만 시중 은행들은 제도변경에 따른 적응기간과 직원복지강화 차원에서 52시간 근무제 의무화 시기를 대폭 앞당겼다.

은행권이 주52시간제 조기도입에 힘쓰게 된 데에는 내·외부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다. 지난 4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은행권이 모범을 보여달라”며 주 52시간제 조기 도입을 요청했다. 이후 각 은행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구체적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또 지난달 총파업을 결의했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사용자협의회와 주 52시간 연내 도입에 합의하고 총파업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우리은행 외에도 각 은행별 노사는 주52시간 도입 방식과 시기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영주 장관 은행장 간담회
지난 4월 19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은행권이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에 모범을 보여달라”며 조기 도입을 권고했다./ 고용노동부 제공
우리은행은 10월부터 모든 영업점과 부서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전면 실시하기로 노사간 합의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노사는 연장근무가 많은 영업점과 부서에 인원을 추가로 배치하고 근무시간을 기존보다 줄여 나갈 예정이다. 기존에는 퇴근 시간에 맞춰 안내방송이 나오고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오프제’만 운영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월말 등 업무량이 집중되는 시기에 연장근로를 실시하고 업무가 없을 때에는 쉬는 탄력근로제도 실시한다.

우리은행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모자라는 인력은 신규채용을 늘려 채울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채용 인원도 750명으로 지난해보다 26% 늘렸다. 우리은행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과정에서 충원이 필요하면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하고 있어 올해 안에 주 52시간제 도입이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하루 8시간만 채우면 출퇴근 시간을 본인이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조기퇴근하는 ‘가정의 날’을 확대하고 PC오프제와 일괄소등제 등을 시행 중이다. KB국민은행도 PC오프제와 유연근무제를 통해 근로시간을 줄이고 있다. 일부 영업점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9 TO 7 (2교대 근무제)과 애프터뱅크(AfterBank) 2개 모델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주 52시간제 정착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보·인사·여신·IT(정보기술) 등 특수 부서를 제외하면 이미 주 52시간을 넘기는 곳이 별로 없고 높은 수준의 업무 자동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용시즌의 인사부서나 집단대출 시기의 여신팀 등을 제외하면 주 52시간 근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근무시간이 길었던 IT의 경우에도 시스템 자동화 수준이 높아져 연장근로의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은 주 52시간제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업무 자동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8월 여신 업무에 도입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기술을 올해 3분기부터 펀드와 외환, 퇴직연금, 파생상품 등 모든 업무에 적용하는 ‘자동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12월 기업여신, 중개업소 조사 가격 적정성 점검 등 4개 분야에 도입했던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의 적용 범위를 최근 8개 분야로 넓히며 자동화 수준을 업그레이드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기업대출 심사업무에 자동화 기술을 도입한 데 이어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포스코와 손잡고 금융업무 자동화 확산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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