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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도시홍수 피해 줄이기 위한 스마트 침수대응 기술 개발해야

[칼럼] 도시홍수 피해 줄이기 위한 스마트 침수대응 기술 개발해야

기사승인 2018. 09. 0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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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대_한승헌_원장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한반도를 관통해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던 19호 태풍 솔릭이 다행히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우리나라를 지나갔다. 그러나 연일 예측하기 어려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국적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2017년 미국 텍사스와 플로리다 지역에 상륙한 수퍼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는 각각 약 200조 원과 약 70조 원의 자산피해를 줬다. 태풍연구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수퍼 태풍의 한계선도 지난 1975년 이후 660㎞ 북상해 한반도가 더 이상 슈퍼 태풍의 안전지대라 할 수 없게 됐다.

유엔산하 기후변화 정부협의체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21세기 중반까지 10.5%,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3%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침수 피해는 국내·외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에서는 1999년과 2003년에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하카타역 등 지하철과 인근 지하상가가 침수됐고, 오사카 지역에서는 시간 당 77.5㎜의 강우로 시가지 일부 및 오사카역을 중심으로 한 일부 지하상가가 침수됐다.

서울에서는 2011년 시간당 87~110㎜ 강우로 사당역, 강남역, 우면산 등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고 2014년 부산에서는 일 249㎜에 달하는 연속강우로 부산지하철이 침수돼 운행을 중단했다. 올해 역시 이번 집중호우로 경기 북부는 500㎜에 육박하는 누적 강우에 의해 포천 등 6개 시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고, 광주 남구에서는 시간 당 60㎜에 육박하는 강우로 지난 8월 27일과 31일 연속해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중랑천의 급작스러운 수위 상승으로 서울 동부간선도로가 침수돼 사망 사고가 발생했으며, 여전히 중부지역에는 150㎜ 이상의 비가 예보되고 있어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듯 기후변화에 따라 자주 발생하는 초대형 홍수위험의 증가로 국민안전은 큰 위협을 받고 있고 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국가의 책임도 커지고 있다.

과거 홍수는 주로 하천의 범람에 의해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단기간 집중호우로 인해 도시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침수피해가 빈발하고 있다. 전국 상습수해지구 조사에 의하면 이미 73%가 대부분 도시홍수 피해로 확인되고 있다. 더불어 복합시설로 활용되는 지하공간의 침수위험 역시 커지고 있다.

고밀화된 대도시에서 지하공간은 지하철, 상가, 주차장, 변전소, 공동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지하 침수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도시기능이 마비되고 인적, 물적 피해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이와 관련된 체계적인 연구나 대응방안은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면, 현재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를 보더라도 스마트워터그리드 등 주로 쓰는 물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용수관리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스마트 재해관리 관점에서 치수를 고려한 통합물 관리 패러다임 구현은 여전히 기술적 기반 확보가 미흡해 보인다.

우리나라와 기술 수준이 유사한 핀란드의 경우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통해 도시홍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같은 아시아지역에 있는 필리핀의 경우에도 프로젝트 노아를 통해 이미 홍수정보를 시민들에게 적시에 제공하고 있다. 단순한 홍수정보 제공에만 그치지 않고 스마트시티 플랫폼과 연계해 근본적으로 도시홍수로 인해 발생하는 지하공간의 침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우리도 스마트시티에서 구현되는 첨단기술과 연계해 공간적인 침수 현황을 상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계측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실시간 계측 정보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해 예측 정확도가 향상된 침수대응 시스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고도화된 침수 대응 시스템은 주요 시설에 대한 최적 대피경로를 제시해 도심 홍수 발생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도시홍수 피해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드론을 재난안전관리 중심의 실시간 데이터 허브로 활용하는 홍수 관리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빅데이터 기반의 IoW(Internet of Water)를 이용한 수재해 관리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홍수 관리 기술은 스마트시티 시민체감 중점 분야인 지능형 재해관리의 핵심 기술로서 재난 예방을 위한 우리의 목표를 새로 다듬어줄 반석으로 국가 안전도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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