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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조 투자약속은 했는데… 재계, 규제개혁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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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조 투자약속은 했는데… 재계, 규제개혁 주시

최원영 기자 | 기사승인 2018. 09.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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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사진 왼쪽)은 4일 국회를 방문해 문희상 국회의장(사진 오른쪽)을 만나 면담을 했다. /제공 = 대한상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달라는 정부 요청에 기업들이 수백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했음에도, 대내외 불확실성과 대못 규제가 실제 집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국회가 국가경제를 위해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민주화 법안과 규제로 압박을 멈추고 있지 않다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4일 정부 부처 및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등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지만, 경제성장률과 각종 투자의 저조한 지표 등 우리 경제가 햐향구간에 들어서고 있다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매월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수출은 온전히 반도체의 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31.5% 증가한 115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다.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은 전체의 22.5% 에 달했다. 우리 경제가 ‘반도체 착시’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한국은행과 산업통상자원부·통계청·대한상의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 경제는 당초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부진한 전분기 대비 0.6% 성장하는데 그쳤다. 국민총소득(GNI)은 1.0% 감소했고 설비·건설투자가 모두 역성장했다. 정부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9%를 달성하려면 3·4분기에 평균 0.9% 이상의 성적표를 내놔야 한다.

우리 산업에 대한 위기의식이 번지자 정부에서도 기업과 산업활력 제고를 위해 규제 완화에 방점을 두겠다며 산업정책 전환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기대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8월 임시국회에서 각종 경제개혁 법안들이 문턱을 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시작된 9월 정기국회에서 오히려 상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재벌개혁 입법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재계 실망감은 크다.

삼성·LG 등 8개 그룹사가 약 40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했지만, 산적한 불확실성을 따졌을 때 실제 얼마나 집행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기업들은 입을 모은다. 당장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법안인 상법 개정안은 취약한 기업 경영권이 위협받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영권 위협은 오너 중심 우리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가로 막는 가장 큰 악재 중 하나다.

특히 감사위원을 별도로 선출하는 데 더해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와 감사위원이 기업 기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은 경영권 흔들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법개정안의 주축 중 하나인 다중대표소송제도는 모회사 주주가 불법 행위를 한 자회사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낼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는 독립경영 취지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담합·입찰담합 등에 대해 38년 만에 폐지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 고발권 폐지에 대한 재계의 우려도 크다. 전속고발권 폐지가 시민단체나 검찰 수사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들은 보호무역으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고, 신흥국 기업들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라며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를 계속 선도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에선 산업과 기업에 활력을 더하는 정책과 법안을 약속하고 있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기업때리기가 여전하다”면서 “투자해야 할 골든 타임을 놓친다면 반도체는 물론이고, 우리 산업이 서 있을 자리를 모두 잃게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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